-갑상선암 방사성 치료로 인한 거부감 커…결핍 시 오히려 암 유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요오드는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미네랄 영양소다. 미네랄 성분은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스스로는 전혀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 부족분을 보충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종양이나 암으로 발전해야 질병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요오드 결핍 전초 현상을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는데 몸은 매우 피곤하고 여기저기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이유 중에 요오드 결핍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이미지.[사진ㆍ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요오드 결핍 심각한 수준=대한만성피로학회에 따르면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24시간 소변 요오드 부하 검사 결과 73%가 요오드 결핍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중 7명이 요오드 결핍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요오드의 일일 권장량(RDA)은 0.15㎎(150㎍)이다. 일일 최대섭취량은 3㎎(3000㎍)이다. WHO의 권장량인 요오드 0.15㎎(150㎍)은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하기 위한 최소 용량으로, 이는 갑상선 외의 요오드 장기는 고려하지 않고 오직 갑상선에서만 쓰이는 요오드 용량을 추정해 설정됐다. 최적의 건강을 위한 기준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요오드는 갑상선과 부신을 활성화시켜 신체 활력을 유도하는 영양소 중 중요한 요소이다. 체내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 원료이며, 기초대사율을 조절하고 다른 여러 가지 호르몬들을 분비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요오드는 또 모든 분비샘에 관여한다. 인체에서 나오는 모든 액체 눈물, 콧물, 침, 위액, 땀, 피부, 정액, 머리카락, 손톱, 발톱, 혈액 등에 요오드가 결핍돼 있으면 분비샘 관련 질환들이 증가한다. 안구건조증에 시달릴 수 있으며, 비염이나 천식이 될 수 있으며, 입이 마르며 혀가 두꺼워지고 자주 체하며 소화가 잘 안될 뿐 아니라 손ㆍ발톱이 잘 부서진다.
요오드 기능의학 연구소 이진호 소장(내과 전문의)은 “요오드는 모든 호르몬 분비 기관에 작용해 분비를 조절하기 때문에, 요오드가 우리 몸에 없다면 어떠한 호르몬도 우리 몸에서 분비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목통증 이미지.[사진ㆍ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요오드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요오드에 대한 연구와 치료효과는 이미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12년 해조류에서 요오드가 발견된 뒤 8년이 지나 스위스 내과의사인 J.F. 쾬데는 갑상선종 환자들을 해초를 이용해 치료했다. 그는 요오드가 해초의 중요한 성분이라고 보고, 요오드팅크(요오드, 요오드화칼륨을 알코올에 녹인 용액)를 하루에 250㎎를 사용해 150명의 갑상선종 환자를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데이비드 마린은 1917년에서 1922년까지 미국 오하이오에 거주하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요오드를 섭취하게 한 결과 갑상선종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식탁의 소금에 요오드를 넣을 수 있게 됐다
2000년 중국 북서부에 위치해 있는 신장은 바다와는 거리가 멀고 급수상태도 열악한 지역이다. 중국 정부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지원을 받아 이 지역의 개천에 요오드를 공급했다. 당시 2600만명의 주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개천에 13.5t의 요오드를 주입한 후 신생아 사망률은 50% 감소했고, 5세 아이들의 평균키가 10㎝ 이상 상승했다. 요오드 주입 사업 이후 태어난 아이들의 평균 지능 지수(IQ)는 16포인트 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목축이 주업인 이 지역에서의 양 생산량은 40% 상승했고, 사산ㆍ유산동물은 50% 감소했다.
이 소장은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 몸에서 독성 할로겐 화합물을 배출하기 위한 요오드량은 일반 성인 기준으로 하루 12.5~25㎎ 정도가 효과적”이라며 “호르몬 장기에 질환이 있거나 암 같은 질병이 있을 때는 고용량의 요오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오드는 몸에 해롭다?=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위해 저요오드식을 권장하고 있어 요오드가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체 내 요오드가 부족할 경우 요오드를 사용하는 다른 장기의 요오드를 사용하면서 체내 요오드의 70%를 사용하는 갑상선에 세포변이로 인해 종양이 발생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갑상선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요오드 결핍으로 인해 갑상선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 식생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갑상선암 환자 30만3006명 중 여성이 25만2489명으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주목할 부분은 갑상선암이 더 이상 여성만의 질환은 아니라는 점이다. 남성 갑상선암 환자는 2010년 20만8000여명에서 2014년 약 5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크게 늘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요오드는 원자량 131번에 해당하는 원소이고, 먹을 수 있는 요오드는 원자량 127번에 해당하는 전혀 다른 물질”이라며 “유방암이나 전립선암ㆍ난소암ㆍ전이되지 않은 초기 갑상선암 등의 심한 요오드 관련 병증의 경우에는 50㎎에서 그 이상의 용량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