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엔 계절이 있다…‘사계절 김치’의 매력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무더운 여름에 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열무와 오이, 겉절이 김치가 제격이라면, 봄에는 파김치와 얼갈이김치가 입맛을 살려준다. 또 가을에는 총각김치와 고들빼기로 추곤증을 이겨낼 수 있고, 겨울에는 무중에 최고로 꼽히는 겨울 무로 담근 동치미와 섞박지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사계절에 맞게 골라 먹는 계절김치를 살펴본다.


▶봄김치…‘파김치’와 ‘얼갈이김치’

추운 겨울 잃었던 입맛을 되찾으려면, 향긋한 쪽파와 풋풋한 얼갈이가 제격이다. 쪽파는 튼튼한 섬유질로 구성돼 있어 대장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인체의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독특한 향기를 내는 성분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땀의 배출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비타민A 성분을 많이 함유해 낮과 밤의 기온차로 면역이 떨어지기 쉬운 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도 꼽힌다.

풋풋한 얼갈이김치는 영양이 가득하고 신선하다. ‘이른 봄 딱딱하게 언 땅을 갈아 심었다’고 해서 붙은 명칭인 ‘얼갈이’는 겨우내부터 봄까지 잘 자란 배추이기때문에 아삭한 식감이 우수하다.

특히 얼갈이배추는 조리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배추는 수용성 비타민C와 칼슘 성분이 물에 닿거나 가열하면 쉽게 파괴되지만, 얼갈이배추는 영양파괴가 적어 봄철 부족한 영양을 섭취하기에 최고의 반찬이다. 

▶가을김치…‘총각김치’와 ‘고들빼기김치’

가을에 추곤증으로 소화가 안되고 기운이 없어 무기력할 때는 총각김치와 고들빼기김치가 좋다. 그대로 깎아 먹어도 될 정도로 수분이 많고 아삭한 가을 총각무는 무청이 적당히 달린 것으로 골라 김치를 담그면 감칠맛이 우수하다. 특유의 전분 분해 효소가 있어 소화를 잘 시켜주고 열을 내려주며,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무청에 들어있는 비타민C 함유량은 사과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가을 고들빼기김치는 향이 진하고 고소해 겨우내 먹는다. 쌉쌀한 맛과 향기가 일품인 고들빼기김치는 인삼을 씹을 때의 맛과 비슷해 ‘인삼김치’라고도 불린다. 뿌리가 통통한 것을 골라야 고들빼기 특유의 쌉쌀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는데,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잠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어 가을 추곤증을 이겨내기에도 적합하다. 

▶겨울김치…‘동치미’와 ‘섞박지’

‘겨울 무 먹고 트림을 하지 않으면 인삼 먹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겨울 무는 무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겨울 무로 만드는 동치미와 섞박지는 최고의 겨울 김치다. 동치미는 국수, 냉면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겨울을 포함한 여름에도 사랑받고 있다. 동치미 안에 들어가는 무는 비타민C가 풍부해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에 풍부한 섬유소는 장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디아스타제라는 효소는 음식 소화를 촉진해 소화불량에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섞박지는 김장철에 김치를 담그면서 남은 재료들로 간단히 만들어 김장이 익기 전 많이 먹는 김치다. ‘무와 배추를 섞어 만든 김치’라고 해서 붙은 말로, 달짝지근한 무의 향을 그대로 살려 일반 깍두기보다 크게 뚝뚝 썰어 고춧가루와 액젓으로 버무려 담가 먹으면 시원하고 매콤,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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