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삼복더위에 최고의 보양식을 꼽으라고 하면 ‘삼계탕’을 꼽는다. 삼계탕은 몸에 열을 더해주는 요리여서 평소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에게 특히 좋지만 나보다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다.
최근에는 보양식으로 해산물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기력이 약한 노인들에게는 고단백질 저지방의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전복죽이 대표적이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민어도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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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어는 조선시대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자주 올랐고, 양반들의 보양식으로 즐겨 애용됐다.
한방에서 민어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한 편이며 어류 중에서도 소화흡수가 빠르고 자궁하수에 쓰일정도로 떨어지는 기운을 회복시키는 데 강한 효과가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민어는 ‘성질이 따뜻해 여름철에 냉해지기 쉬운 오장육부의 기운을 북돋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라고 적혀있다. 또 복더위에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이라는 말이 있으며 조선시대 평민들이 복달임(복날 고깃국으로 더위를 이기는 풍습)으로 닭ㆍ개고기를 먹었다면 양반들은 민어탕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민어는 살림이 어려워도 제사와 잔칫상에는 빼놓지 않고 올렸을만큼 귀하고 생활에 밀접해서 ‘국민 물고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구로제통한의원 김성웅 원장은 “민어는 체내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서 맛이 담백하고 비타민 A, B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면서 “또한 칼륨, 칼슘, 인의 함량이 높으며 양질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두뇌활동이 많은 성장기 학생과 직장인에게 좋다”고 말했다.
민어는 다른 생선과는 달리 부레가 다양한 용도로 이용이 돼 왔다. 민어가 천 냥이면 부레가 구 백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레의 맛과 효능을 옛부터 높게 평가했다.
민어의 부레는 젤라틴이 주성분이고 콘드로이틴도 들어있는데 이들 성분은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나 조직세포에 탄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한방에서 민어의 부레를 원료로 만든 약재를 ‘아교주(阿膠注)’라고 하는데 이는 허약과 피로를 치유하고 몸이 이유없이 여위는 것을 보(補)하고 해수(잦은 기침)와 코피가 나는 증상을 다스린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민어는 7월에서 10월까지 산란을 하는데 살이 많이 올라있는 7~8월의 민어가 맛과 효능이 가장 좋아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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