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겨도 맛은 좋아…늙은호박, 지금이 제철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커다란 늙은 호박은 과거 겨울 내내 방안에 모셔뒀다가 죽도 끓여 먹고, 호박고지도 해먹으며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A를 보충해주는 든든한 주식이자 간식으로 통했다.

늙은 호박은 원래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이 원산지로,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많이 자란다. 한국에서는 8~10월에 수확하고, 늦을수록 당도가 높아 늦가을에 가장 수확량과 소비가 많다.

지금이 제철인 늙은 호박, 못 생겨도 맛이 좋은 늙은 호박의 효능을 살펴본다.

[사진=123RF]


▶베타카로틴 풍부…면역력ㆍ감기ㆍ안구건조증에 좋아

늙은 호박의 노락색을 띠는 성분은 베타카로틴이다. 베타카로틴은 체내 점막의 기능과 면역력을 향상시켜 주며 눈과, 호흡기를 건강하게 해줘 안구건조증이나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소화기와 대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우리 몸의 노폐물을 활발히 배출해주고 고운 피부, 맑은 혈색, 노화방지 등에도 효과적이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달달한 맛…활용도 다양

늙은 호박의 단맛은 입맛을 계속 당기게 하므로 모두에게 인기다. 비타민B1이 풍부한 팥과 함께 새알을 넣고 푹 고아서 죽으로 끓여 먹으면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될 수 있다. 또한 원기를 보충해야 하는 환자나 소화가 안되는 이들에게도 더없이 좋다. 죽을 끓일 때는 단호박과 늙은 호박을 반반 섞어서 쑤면 맛과 색이 더욱 좋다. 호박을 채 썰어서 찹쌀가루를 묻혀 전을 해먹거나 고기, 채소 조림에 함께 넣으면 맛이 더욱 풍성해진다. 서양요리인 수프나 머핀, 케이크 등의 재료로도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우리 전통 간식인 호박엿, 호박범벅, 호박오가리로 만드는 떡 등 무궁무진한 요리재료로 활용도가 높다.

▶해독 및 이뇨작용…산모에게도 좋아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이 바로 이 늙은 호박이다.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을 해주므로, 호박을 푹 고와서 그 물을 마시면 산후 부기를 빼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때문에 산모 외에도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게도 기운을 북돋워주는데 도움이 된다. 단, 호박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이 많은 이들에게는 좋지만, 그렇지 않고 몸이 차가운 산모나 환자가 오랫동안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늙은 호박, 진한 담황색에 윤기 나는 큰 것이 좋아

늙은 호박은 몸집이 클수록 좋다. 진한 담황색에 윤기가 흐르고 하얀 분이 많이 묻어있는 껍질이 단단하게 감싸고 있으면 된다. 표면에는 골이 깊게 파이고 꼭지가 움푹 들어간 것일수록 선호도가 높다. 물기가 묻어 있으면 상하기 쉬우므로 건조한 채로 1~5℃ 정도의 서늘하고 빛이 안드는 곳에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요리에 사용할 때는 반으로 갈라서 씨와 속을 숟가락으로 긁어낸 후 껍질을 벗겨서 사용한다. 나중에 호박씨도 심심할 때 먹을 수 있는 훌륭한 간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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