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요리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올림픽 선수 몸 보신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흔히 북경ㆍ상해ㆍ광동ㆍ사천 지역의 요리가 중국 4대 요리라고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경력 30년의 중식 대가인 왕가흥 크리스탈제이드 총괄 셰프에게 중식 국물 요리에 있어서의 지역별 차이를 물어봤다.

[사진=왕가흥 크리스탈제이드 총괄셰프.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Q-중국에도 국물 요리가 많이 발달해 있나?

A=국물 요리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올림픽 선수들의 몸 보신 용으로 고기 등을 넣고 먹기 시작한 것이 중국으로까지 넘어왔다. 중국에서는 약 2700년 전의 탕 끓이는 그릇이 발견됐고, 송나라 시기의 기록이 남겨져 있어 그 무렵 탕요리가 본격적으로 번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도 서민들이 사랑하는 음식이다.

Q-지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나?

A=일단 사용하는 육수 베이스가 다르다. 북경과 사천은 육수로 ‘징(淸)탕’과 ‘농(濃)탕’ 두가지를 쓴다는 점에서 같다. 징탕은 돼지뼈나 고기 같은 걸로 1~2시간 사이에 끓여내는 맑은 육수를 말하고, 농탕은 같은 재료를 센 불에 4~5시간 끓여서 진하게 우려낸 것을 말한다. 북경 요리인 산슬면 같은 경우 징탕과 농탕을 1대 3 비율로 섞은 육수를 사용한다.

반면 광동 지역은 육수가 좀 더 다양하다. 크게는 ‘징탕’과 ‘알(二)탕’, ‘샹(上)탕’ 이렇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징탕은 1시간, 알탕은 2시간 정도를 끓여낸 육수고, 샹탕은 처음에 센 불로 끓였다가 나중에 은은한 불로 8시간을 끓이는 것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샥스핀, 제비집, 전복 요리과 같은 고급 식자재 요리에 들어가는 베이스다.

Q-왜 이런 차이가 생겼나?

A=우리나라 음식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가 다른 데 저 넓은 중국에서야 어떻겠나.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에 따라 음식도 달라진다. 가령 딴딴면은 원래 비빔면으로 사천 지역이 원조인데, 지역을 옮겨다니면서 탕면으로 승화된 것이다. (중국 면요리는 국물이 있는 탕면(湯麵), 볶은 면요리인 초면(炒麵), 짜장면처럼 소스와 함께 비벼먹는 반면(拌麵)으로 나뉜다.)

기후도 영향을 미친다. 남쪽의 광동에서 쓰는 육수가 북쪽 지역보다 다양한 이유는 더운 기후로 인해 국물 문화가 더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남쪽 사람들은 뜨거운 온도로 인해 체질적으로 배가 더 차갑다. 그래서 탕 종류를 집에서도 보양식으로 많이 끓여먹는다. 우리가 여름철에 삼계탕 먹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 남쪽에서는 날 것을 안먹는다. 흔히 중국사람은 날 것을 안먹는다고 하는데 이런 특성은 남쪽이 강하다. 북쪽은 그나마 날 것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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