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엔 해장술?…북어ㆍ선지로 속 다스리기

– 간단한 식사로 알코올 흡수 떨어뜨리기

– 숙취해소음료 맹신은 금물…과음 시 효과 기대 어려워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연중 술 소비량 가운데 연말과 연초에 그 절반이 집중돼 있다고 할 만큼 연말연시에는 잦은 술자리와 모임이 이어진다. 음주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胃)와 간(肝)을 위협하며 피부건강과 숙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속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약속장소로 가기 전 우유나 치즈 등을 먹어 두는 것이 좋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를 빨리 통과하고 대부분의 알코올이 소장에서 흡수돼 혈중 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반면 저녁식사를 해두거나 간단히 배를 채워 놓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50% 정도 감소돼 천천히 취하게 된다.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면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술을 마시고, 중간중간 물을 마셔 주는 것이 좋다. 천천히 술을 마시면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 양이 적어져 음주로 인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을 넉넉히 마시면 알코올이 물에 희석돼 덜 취할뿐만 아니라 음주 뒤 숙취의 원인 중 하나인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술을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하게 되고 간과 뇌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득이 섞어먹어야 할 때는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고취된 흥과 취기를 즐기는 것이 한국 회식의 독특한 문화이지만 음주 후 가무는 성대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대사 작용으로 몸 안의 수분이 마르게 돼 성대가 상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질의 분비가 줄어든다. 성대가 마른 상태에서 말을 많이 하거나 특히 노래를 부르고 고함을 치는 것은 성대에 이중으로 고통을 주는 셈이니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면 술자리에서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여전히 음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술을 마시면 깊은 수면 단계가 없어지고 수면이 단절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얕은 잠이 드는 단계인 1,2 단계 수면은 잘 이뤄져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1,2단계를 넘어 3단계의 깊은 수면단계에서 몸이 회복되고 피로가 풀어지기 때문에 3단계의 깊은 수면을 위해서는 수면 3시간 전에는 알코올 섭취를 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즐겁게 기울인 한잔 한잔이 다음날 숙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전날 마셨던 술이 다음날까지도 깨지 않고 갈증, 무기력, 두통 등과 함께 나타난다. 혈액 속에 알코올 산화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남아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강한 성인이 보통 1시간 동안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6g정도이며, 소주 1병(360ml)을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시간 이상이라고 한다. 적게 마셔야 되지만 실제로 지키기란 쉽지 않은 연말 술자리. 이 음식, 이 습관으로 숙취,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한다.

인체가 알코올을 분해할 때 당과 수분을 사용하게 되므로 술로 인한 숙취에는 수분과 당분의 보충이 좋다. 따라서 아침에 당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꿀물, 식혜, 과일주스, 이온음료 등을 마시게 되면 술 깨는 데 효과적이다. 

숙취 해소에 유익한 아미노산으로 메티오닌, 타우린, 아스파라긴산이 있다. 메티오닌은 알코올로 인해 생긴 유해산소를 제거해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타우린은 간의 콜레스테롤을 담즙산 형태로 배설시켜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지친 간의 부담을 덜어주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돕는다.

가장 대표적인 해장식품인 콩나물은 그 뿌리에 아스파라긴이 들어 있어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뿌리로 내려올수록 아스파라긴산이 많으므로 뿌리까지 먹는 것이 좋다. 콩나물 머리에는 비타민 B1, 몸통에는 비타민C가 함유돼 있어 콩나물국으로 섭취하면 아스파라긴산뿐만 아니라 알코올 분해에 효과적인 비타민C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북어는 알코올 분해로 인해 지친 간을 보호해 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간의 회복을 도와준다. 북어국은 간을 보호해주는 메치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의 회복에 도움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선지에는 흡수하기 쉬운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해 술독을 풀어주고 몸의 활력을 주는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무와 콩나물 등을 넣은 선지국은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그 외에 비타민 보충을 통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는 감, 오이, 당근, 귤 등이 있다. 감은 비타민C가 풍부해 술독을 풀어주고 과음 후 원기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단감이나 곶감, 홍시 모두 숙취 해소에 좋은 과일이다.

오이도 특유의 향과 풍부한 엽록소 및 비타민C로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며, 특히 소주 숙취에 도움을 많이 준다. 오이에는 칼륨과 수분이 풍부해 음주를 하게 되면 배설되는 칼륨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술과 함께 오이를 먹거나 술 먹은 다음날 오이즙을 내서 먹으면 좋다. 당근과 귤도 비타민A가 많아 과음 시 가장 많이 고갈되는 비타민A 보충에 좋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가지 보조 음료들이 판매되고 있다.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오리나무, 커큐민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다.

이러한 성분들은 알코올 분해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러한 숙취해소 음료는 100% 숙취를 해소시킬 수 없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특히 일정량 이상의 음주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숙취해소 음료가 섭취된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여준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숙취해소 음료를 믿고 음주량을 늘이지 않는 것이 좋다.

▶숙취예방 최선의 방법 – 적당한 음주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절한 하루 음주량으로는 남자 소주 3잔, 여성은 1.5잔 이하이다. 한번 음주를 하면 최소한 3일 정도는 간에게 휴식기간을 줘 알코올에 의해 손상된 간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술 마시기 전에 음식을 꼭 먹어서 공복을 피
한다.

▷ 반드시 안주를 잘 먹으면서 마신다.

▷ 술자리가 예상되는 전날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 술을 마실 때는 자신의 주량에 맞게,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신다.

▷ 술과 함께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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