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 식재료…이탈리안 푸드 ‘쌩쌩’한 비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 남부, 3면이 바다로 육해산물을 막론한 다양한 식재, 북부와 남부를 가로지르는 식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곳. 이탈리아를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감성과 풍경은 프랑스가 갖고 있는 자유와 낭만 못지않다. 대한민국에서 이탈리아의 중심부인 로마까지 비행기로 족히 반나절. 마냥 멀기만 한 그곳이지만 뜨거운 열정이 살아 숨쉬는 나라라는 점에서 왠지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이탈리아를 방문했던 여행객들의 경험치 덕만은 아니다. 번화가를 걸을 때면, 요즘 ‘핫 하다’는 골목길에 들어갈 때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간만에 외식을 나왔을 때 당연한 듯 선택지에 오르는 것 또한 이탈리안이다. 하물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소개팅’ 역사는 대체 어디서 이뤄졌을까라는 괜한 상상마저 들게 할 만큼, 이탈리안 요리는 한식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식생활과도 매우 가깝다.

‘이탈리안은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설득력 있게 들을 지는 모르겠다. 우리에겐 단지 탄수화물일 뿐인 파스타에 간이 강한 소스를 무쳐낸 요리를 건강을 생각하면서 먹는 이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를 조금만 더 확장해보면 이탈리안 건강식이라는 왠지 모순적인 수식을 이해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최근 몇년새 건강식의 상징으로 떠오른 ‘지중해식 식단’을 선보이는 나라 중 하나다.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 간단한 조리법이라는 지중해식 식단의 메뉴얼은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식단’이라는 명성을 안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파스타, 피자는 이탈리안 요리가 선보이는 ‘미식’, ‘건강식’의 세계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물며 파스타마저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먹는 법이 존재한다. 

[사진=더 플라자]


이탈리안 요리의 핵심을 말하다=“식재료, 간단한 조리법이 이탈리아 정통 요리의 핵심입니다”. 지난 2011년 CNNGo는 이탈리안이 추천한 최고의 레스토랑 톱5를 선정, 발표했다. 더 플라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투스카니는 여기서 이탈리안도 인정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꼽혔다. 

투스카니의 수석 셰프인 ‘마우리지오 체카토(Maurizio Ceccato)’는 이탈리아 현지의 맛을 서울 도심에서 재현해내고 있는 배태랑 이탈리안 셰프다. 16년 째 한국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전하고 있는 그가 말하는 이탈리아 요리의 중심은 식재와 조리법이다. 한국식으로 많이 변형된 이탈리안 요리에 익숙해진 우리의 편견과 달리, 그는 “질 좋은 제철의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고, 양념이나 향신료는 조금 넣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거나 살짝 조리한 것이 이탈리안 요리”라고 말했다. 정통 이탈리안 코스 요리, 유기농 밀로 만든 수제 파스타, 독창적인 디저트를 만들어내는 체카토 셰프에게 이탈리안은 건강하다는 공식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공식이다.

지중해의 맛과 건강을 담은 이탈리안 요리는 본래 ‘지중해 식단’이 갖고 있는 건강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지중해 스타일의 요리들은 식재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을 바탕으로, 체중 감량, 혈당 조절,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안 요리에서 ‘이것’은 필수=체카도 셰프가 이야기하는 이탈리아식 식재료, 즉 이탈리안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들을 잘 살펴보면 최근 슈퍼푸드,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여러 식품들이 가득하다.

한 요리프로그램에서 유명 이탈리안 셰프가 ‘무조건 쓰는’ 올리브 오일이 그 대표적인 예다. 불포화지방산으로 가득한 올리브 오일을 버터나 시중의 요리 기름을 기본으로 했던 요리에 건강함을 더한다. 

올리브오일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는 동시에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준다. 게다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심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베이킹을 할 때도 버터대신 사용하면 좋다. 가정에서 샐러드를 먹을 때 레몬즙 등을 함께 섞어서 드레싱으로 활용하면 맛과 건강이 가득한 샐러드 한 그릇을 만들 수 있다. 

토마토 역시 이탈리안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방문했을 때 메뉴판의 절반을 차지 하는 것이 토마토 베이스의 파스타가 아닌가. 토마토는 비타민C를 비롯해 심장을 건강하게 하고 항암효과도 입증된 항산화물질인 리코펜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눈 건강을 돕는 비타민A, 칼륨 등도 풍부하다.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시에 섭취하면 좋다. 물론 토마토를 조리하면 비타민C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지만, 토마토 안의 리코펜 성분은 그대로 남는다. 토마토의 경우 샐러드를 비롯해 스프, 파스타 베이스로 활용하면 집에서도 쉽게 토마토를 이용한 이탈리안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통곡물로 만든 빵과 치즈를 함께 넣어 샌드위치 형태로 만들면 간편하고 건강한 한 끼가 된다.

우리의 식탁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안 주방에서도 마늘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요리를 만들 때 맛의 빈공간을 채워주면서도 영양까지 책임지는 것이 바로 마늘의 힘이다. 마늘은 항생물질과 살균작용을 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고대 로마시절부터 마늘은 감염을 막기 위한 건강식으로 사랑 받아왔다. 여러 연구를 통해 마늘의 항암작용도 입증되고 있는데, 이들 연구에 따르면 마늘은 유방암, 대장암, 피부암 등의 위험을 낮춰주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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