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작년 이맘때 담근 매실청 독의 뚜껑을 열 때가 왔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매실청을 담글 때 흔히 사용하는 청매실의 씨 속에는 ‘아미그달린’이란 독성 성분이 들어있는데, 아미그달린은 숙성기간이 1년 이상 길어지거나 가열하면 모두 분해되기 때문. 매실 발효액을 1년 이상 숙성시키거나, 아예 매실의 씨를 제거한 뒤 매실청을 담그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단 숙성을 거친 매실청은 설탕이 들어가는 만큼 과다 섭취할 시 비만 등을 초래할 수 있지만, 소화 촉진, 살균 작용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만성 위염 및 위궤양 예방 등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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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리코박터균 억제, 위염ㆍ위궤양 예방에 도움= 강한 산성을 띄는 매실이 식중독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매실의 산성은 장염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균 등 식중독균 뿐 아니라 결핵균, 장티푸스균 등 병원성 세균의 성장도 완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예외는 아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일본의 한 의과대학 연구팀이 매실절임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연구팀은 매실절임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인 ‘시린가레시놀’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활동을 억제, 매실절임을 즐겨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염ㆍ위궤양 등에 잘 걸리지 않는단 결과를 얻었다.
▶ 여름철 피로 회복에 도움= 매실의 신맛은 구연산과 사과산 등 유기산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유기산은 침을 비롯한 소화액을 활발하게 분비시켜 식욕을 돋울 뿐 아니라, 활성산소 생성 억제 등에 도움을 준다. 분비된 침 속에 다량 함유된 ‘카탈라아제’라는 효소가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해주는 것. 또 침 속 ‘파로틴’도 세포의 노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구연산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질과 지방산의 대사를 촉진해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것. 여름철 더위에 축축 늘어질 때 피로 회복을 위해 매실청 음료 한 잔을 들이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울러 구연산은 칼슘과 결합해 칼슘의 흡수를 돕고 뼈를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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