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땀 흘리며 먹는 스태미나식 ‘육개장’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육개장은 삼계탕이나 민어와 함께 손꼽히는 여름철 스태미나 음식이다. 지치기 쉬운 여름철, 고추기름이 빨갛게 뜬 육개장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후련하고 든든해진다.

육개장은 대표적인 ‘이열치열(以熱治熱)’ 음식이다. 고기를 푹 고아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 음식이므로 위에 부담이 적고, 얼큰하게 끓인 까닭에 입맛을 자극해 더위에 지친 식욕을 돌려놓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육개장은 원래 서울의 향토 음식이었다. 1930년대 초 서울 공평동의 ‘대연관’이라는 식당이 처음으로 지금의 육개장과 거의 비슷한 음식을 팔았는데, 파를 아주 많이 넣었다고 한다.

여름에 유난히 무더운 대구 지역에서는 ‘대구탕’이라는 이름으로 쇠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을 즐겨 먹는다. 파를 듬뿍 넣어 잘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고 누린내가 없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의 고깃국으로 제격이다.

사진=한식재단

옛날 양반층은 특별히 병의 치료나 회복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 양반 체면에 개를 잡아먹기는 어렵지만 개장국은 맛있을 것 같아 닭고기를 재료로 해 개장국 조리방법 대로 요리하게 한 것이 ‘닭개장’이 됐다.

이러한 조리방법은 나중에 쇠고기 국을 끓이는데도 그대로 적용돼 ‘육개장’의 기원이 되기도 했다. 육개장은 홍두깨살, 사태살, 업진살 등을 덩어리째 푹 고아서 살코기 결대로 찢고 대파, 토란대, 숙주나물, 고사리 같은 채소와 나물을 듬뿍 넣은 다음 고춧가루와 참기름, 마늘 등을 넣고 끓여 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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