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단 감자’? 닮은 듯 다른 고구마와 감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고구마는 예로부터 ‘감저(甘藷)’, ‘감서’ 또는 ‘단감자’라고도 불렸다. 영어 이름 역시 단 감자란 뜻의 ‘sweet potato’다.

이름처럼 고구마와 감자는 맛만 다르고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고구마와 감자는 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류의 작물이다. 고구마는 메꽃과 식물이고 감자는 가지, 고추와 같은 가짓과 식물이다.

고구마와 감자는 모두 땅속에서 자라지만 고구마는 뿌리식물인 반면 감자는 줄기식물이다. 고구마는 뿌리 중 일부가 커지면서 덩이가 생기는 것이고, 감자는 줄기의 일부가 비대해지면서 생긴다. 감자는 씨감자를 심어서 키우지만 고구마는 싹을 키워서 심어야 한다.

구성 성분도 다르다.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반면 감자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같은 양을 먹어도 고구마가 감자보다 포만감을 느끼기 쉽다. 감자보다 고구마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구마는 감자는 당지수(GI, Glycemic Index)에서도 차이가 난다. 당지수는 같은 양의 당질을 함유한 표준식품(포도당 또는 흰빵) 섭취 후 혈당 반응에 대한 특정식품 섭취 후의 혈당 반응 정도를 비교한 수치로, 음식을 섭취한 후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혈당이 올라가는지를 나타낸다. 100을 기준으로 GI가 55 이하이면 낮다고 하고 70 이상이면 높다고 한다.

GI가 높은 음식은 몸의 혈당을 급격히 높여 체지방을 축적하는 반면, GI가 낮은 음식은 혈당을 천천히 상승시켜 식욕 억제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고구마의 GI는 55, 감자의 GI는 90으로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유리하다.

고구마와 감자는 쌀이 귀했던 시절 구황작물로 애용될 정도로 둘 다 영양이 풍부한 건강 식품이지만, 영양 성분은 서로 다르다. 고구마는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반면, 감자에는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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