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정월대보름에는 여러가지 잡곡을 넣은 오곡밥을 지어 먹는 풍속이 있다. 오곡밥은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고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실제로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잡곡이 항산화, 항암, 항당뇨, 항염 등 건강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우선 잡곡은 폴리페놀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을 한다.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잡곡의 항산화 활성을 측정한 결과 수수와 피의 경우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알려진 토코페롤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총 폴리페놀 함량은 수수의 경우 흑미에 비해 2배 가량 높았으며, 항산화 기능이 알려진 겐티신산(Gentisic acid) 등 19종의 폴리페놀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밖에 피, 팥, 조, 기장의 경우도 항산화 활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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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과 수수 등의 잡곡은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연구팀이 기장과 수수 추출물을 암세포에 처리한 결과 암세포 사멸률은 각각 77.7%, 64.1%에 달했다. 또한 정상세포에서는 세포독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암세포 특이적인 효과로 확인됐다.
또한 대부분의 잡곡이 항당뇨의 효능을 갖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α-아밀라제와 α-글루코시다제 저해 효과로 알 수 있는 항당뇨 활성은 조, 기장, 수수, 식용피 등 대부분의 잡곡에서 효과가 있었다. 특히 수수와 기장의 경우 50% 이상의 저해율을 보여 대표적인 효소활성 저해 물질인 아카보즈(Acarbose)와 대등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염 작용도 잡곡의 기능 중 하나다. 세균성 염증유발물질인 지질다당류에 의해 일어나는 염증에 대해 조, 기장, 수수, 팥 등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97%까지 억제 효과가 있었다. 특히 기장은 97.3%, 수수는 88.5%로 높은 항염증 활성을 보였고 세포독성도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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