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최근 마르크 뤼터 총리가 한국을 방한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답게 농업선진국이다. 세계 2위 농산품 수출국이기도 하다. 푸드 문화도 발달돼 있다. 특히 외식보다 집에서 한끼를 해결하길 원하는 집밥족들이 많다. 아울러 한국보다도 1인가구가 많아 네덜란드에서는 식사박스가 큰 인기다. 식사박스는 온라인으로 요리를 보고 주문하면 조리법 및 인원에 맞게 신선한 재료와 소스를 박스에 담아 배달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붐이 일고 있는 온라인 레시피 배달서비스와 흡사하다.
네덜란드에서의 식사박스의 인기는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지만 요리 솜씨가 없는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굳이 시간을 들여 장을 보러 갈 필요도 없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식사박스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2억2500유로(한화 약 2900억원)다. 지난해 3분기 온라인 식제품 구매는 전년대비 42% 성장한 1억7000유로였다.
식사박스 시장은 독일의 ‘헬로프레시박스(Hello fresh box)’와 네덜란드 마트 체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의 자체 브랜드가 선두권이다. 헬로 프레시 박스는 2015년 상반기 전년대비 5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70%시장 점유 헬로 프레시 박스=헬로프레시 박스는 다양한 종류와 편리한 서비스로 네덜란드 전체 식사박스 시장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7개국에서도 400만 상자 이상을 판매 중이다.
알버트하인(Albert Heijn)은 친숙한 이미지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알러한더박스(Allerhande Box)를 판매하며, 약 14%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선 디저트나 와인 배달 서비스를 같이 받을 수 있다.
마따이즈 박스는 지속 가능한 재료들과 유기농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생선류는 해양협회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으로 인정받은 생선만 쓴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다. 원하는 기간과 시간에 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제도를 통해 직장인들이나 장보기 쉽지 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스트릭박스(Streekbox) 100% 네덜란드 농가 재료만 사용=‘스트릭박스(Streekbox)’는 100% 네덜란드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일반 식사박스 외에도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와 같은 고급제품으로 구성된 스페셜 박스, 채식주의자용 박스, 과일 박스 등 다양하게 제공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요리 가격은 1인분 한 끼당 3.95~9.95유로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리의 재료값에 비해서 다소 비싸지만, 건강한 재료와 제공되는 레시피 때문에 비싸지 않다는 게 소비자 평이다.
이소정 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은 “지난해 네덜란드의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7%로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율인 27%보다 10%포인트 정도 높다”며 “1인~2인분의 계량된 양의 재료와 소스를 함께 판매하고 일반 배달음식보다 건강한 요리여서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외식이 비싸고, 또한 상대적으로 마트의 식료품은 저렴해 ‘집밥’으로 끼니 해결하는 경우 많다. 2015년 5만 명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27%의 응답자들이 식사박스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처럼 음식 조리법을 알려주는 TV쇼나 블로그가 많이 등장하면서 집에서 만들어먹는 건강하면서 맛있는 음식이 열풍을 불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