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녹차는 ‘건강 음료’의 대명사입니다. 녹차엔 워낙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죠.
녹차에는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대사성 부산물인 ‘프리라디칼(free radical)’을 억제할 수 있는 카테킨이 풍부합니다. 그 중에서도 ‘에피갈로카테킨 갈라트’(epigallocatechin gallate, 이하 EGCG)와 같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EGCG는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20배나 높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입니다.
유럽 임상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녹차에서 발견되는 폴리페놀은 홍차보다 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성분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노화 방지, 만성질환 예방, 체지방 연소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 영양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에 따르면 녹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고,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영국 앵글리라 러스킨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녹차 추출물을 마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지방이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방 산화 비율도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GCG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녹차를 상당량 마셔야 합니다. 240mL 분량의 녹차 한잔에는 200mg의 EGCG가 함유돼 있습니다. 체지방 연소를 위해선 하루 평균 6~7잔이나 마셔야 하고요. 미국 영양학회지에선 하루 5잔 이상 녹차를 마실 때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녹차 중에선 카테킨 함량이 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식품분석팀이 소매점ㆍ카페에서 구입한 녹차음료 56종(소매점 18종, 카페 38건)의 카테킨ㆍ카페인 함량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이 소매점에서 산 녹차음료는 3종을 제외한 15종은 대만ㆍ 일본ㆍ미국 수입품이었습니다. 카페에서 구입한 38종 중 30종은 녹차라테였고, 8종은 차갑게 마시는 아이스 티 형태의 녹차음료였습니다.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녹차음료의 카테킨 함량은 18.4~200.0㎎/ℓ였습니다.
국내 M사 제품의 녹차라테 1종 외엔 카테킨 함량이 모두 100㎎/ℓ 이하였습니다. 50㎎/ℓ 이하인 제품도 10종이나 됐습니다. 카페에서 파는 녹차음료의 카테킨 함량은 30.3~832.5㎎/ℓ로, 소매점 판매 녹차음료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최고 함량을 보인 것은 국내 P사 제품(녹차라테)이었으며, 최저 함량 제품은 S사 제품(그린티에이드)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라테형태의 녹차음료는 아이스티(에이드) 형태의 녹차음료보다 카테킨이 더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는 아이스티나 에이드의 형태의 녹차음료를 제조하는 경우, 식감ㆍ맛 등의 문제로 녹차원료를 많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녹차음료 38종을 카테킨 함량 범위 별로 나누면 100㎎/ℓ 이하는 3종, 100∼300㎎/ℓ는 22종, 300∼500㎎/ℓ는 11종, 500㎎/ℓ 초과는 2종이었습니다.
녹차에 함유된 이뇨ㆍ각성 성분인 카페인 함량도 소매점 제품보다 카페 제품에서 월등히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는 소매점 녹차음료의 카페인 함량이 낮은 것은 식약처의 ‘고카페인 제품 표시 기준’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서”이며 “카테킨 섭취를 위해 녹차음료를 선택할 경우, 소매점보다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라테 형태의 제품이 유리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카테킨의 함량은 카페인 함량과 비례하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음료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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