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아니스가 인류와 함께 한 역사는 길다. 기원 전 3000년경,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들 때 보존재로 사용된 향신료가 아니스다. 아니스의 종자를 ‘아니시드’(aniseed)라고 부른다.
고대 이집트인들에 의해 인류 최초로 경작된 아니스는 아랍을 통해 로마와 그리스로 전파됐다. 열매는 부드러운 맛 때문에 사탕이나 과자, 술의 풍미를 돋우는 데 사용됐다. 인도에선 수프, 찜요리, 빵을 만드는데 쓰였다.
아니스 씨앗에는 독특한 향과 단맛을 내는 아네톨이 들어 있다. 아니스 씨앗은 요리에는 소량으로 사용되나, 우리 몸에도 유익한 미량 영양소가 들어 있다.
씨앗 한 스푼(7g)은 23㎉로,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가 각각 1g, 탄수화물이 3g 들어 있다. 철분 함량이 특히 높아 아니스 씨앗 한 스푼이면 일일 섭취량의 13%를 보충할 수 있다. 또한 아니스 씨앗 한 스푼에는 망간은 일일 섭취량의 7%, 칼슘은 4%, 마그네슘은 3%가 들어 있다. 이란의과대학에서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 권장되는 아니스 씨앗은 1일 20g이다.
■ 우울증 완화
아니스 씨앗이 주는 이점은 많다. 그 중에서도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가까이 하면 좋은 식품이 바로 아니스다.
이란 이슬라믹 아자드 대학에서 진행된 2016년 연구에선 아니스 씨앗 추출물에는 강력한 항우울제 성질이 있으며, 이는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처방약 만큼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도 있다. 이란의과대학에서 2015년에 진행된 연구에선 107명의 출산 여성들에게 매일 3g의 아니스 씨앗 분말을 먹게 했다. 그 결과 산후우울증 증상을 줄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완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일 600㎎~9g의 아니스 씨앗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위궤양 억제
위장 점막이 염증에 의해 손상되는 위궤양은 소화불량, 메스꺼움을 동반한 심각한 복통을 불러 온다. 아니스 씨앗은 위궤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아니스가 위산 분비를 줄이고 위궤양의 형성을 막아주며 세포 손상으로부터 위를 보호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 항균
아니스 씨앗은 강력한 항균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피부 질환에 나타나는 특정 균주에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아니스 씨앗으로 만든 에센셜 오일은 피부 사상균,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곰팡이와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니스 씨앗의 활성 성분인 아네톨이 이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일본 오사카 부립 대학에서 진행된 2015년 연구에선 아니스 씨앗에 들어 있는 아네톨이 심한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폐경 증상 완화
아니스 씨앗은 폐경기 증상을 잠재적으로 줄이는 데에도 효과를 보인다.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란 샤히드 베헤쉬티 대학에서 진행된 2012년 연구에선 72명의 폐경 여성들에게 하루에 세 번 330㎖의 아니스 씨앗이 들어 있는 위약을 4주간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홍조 증상과 빈도가 75%나 감소했다.
또한 아니스 씨앗은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 감소로 인한 폐경기 특징인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국제약학저널에 실린 2006년 연구에선 아니스 씨앗의 활성성분인 아네톨 81%로 구성된 에센셜 오일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만 아니스 씨앗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성질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있다. 2004년 터키 아나돌루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이 같은 성질이 유방암이나 자궁 내막증 같은 호르몬이 민감한 상태에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 혈당 조절
아니스 씨앗의 활성성분인 아네톨은 혈당 수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인고 안나말라이 대학에서 진행된 2015년 연구에선 총 45일간 동물 실험을 진행, 그 결과 아네톨 성분이 고혈당 감소는 물론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 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킨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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