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최근 국내 와인 업계에 내추럴 와인(Natural Wine) 열풍이 불면서, 내추럴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많은 와인바, 레스토랑은 내추럴 와인 취급을 홍보하고, 주요 식음료 제조사들도 내추럴 와인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내추럴 와인은 화학비료나 살충제ㆍ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이산화황과 인공 효모, 설탕 등 첨가물을 넣지 않고 양조한다. 상당수는 긴 숙성 과정도 거치지 않아 과일의 시큼한 산미가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와인 애호가들은 첨가물을 넣지 않은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보다 숙취가 적다고 얘기한다.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을까.
두통 등 숙취를 일으키는 성분으로는 방부제 역할을 하는 이산화황이 거론된다. 이산화황에 예민한 사람들은 와인을 조금만 마셔도 두통을 느낄 수 있다.
탄닌(타닌)과 설탕, 히스타민 등도 두통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포도의 껍질 속에 들어있는 히스타민이 포도의 타닌 성분과 어우러져 두통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 와인의 설탕 성분이 체내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혈액 내 당도를 낮추기 위해 다량의 수분을 필요로 한다. 이때 수분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과다 당분 부작용으로 두통이 올 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신 다음날 숙취처럼 두통을 겪고 있다. 와인 유통사 퓨어 와인(Pure Wine)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 음주자 75%는 와인 한 두 잔을 마신 후 두통이나 홍조 문제를 겪는다.
그럼, 내추럴 와인은 일반 와인보다 숙취가 적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숙취를 유발하는 물질인 이산화황의 경우 일반 와인보다 내추럴 와인이 함유량이 훨씬 적다. 이 때문에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보다 숙취가 적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에 이산화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더라도 발효 과정에서 효모에 의해 극소량이 자연적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또 이산화황이 숙취를 유발한다는 연관성을 부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어, 내추럴 와인이 숙취가 적다고 아직까지 단정지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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