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페루에서는 ‘땅속의 과일’로, 우리나라에서는 ‘땅속의 배’, 또는 ‘프락토올리고당의 왕’으로 불린다. 야콘(yacon)이 가진 별칭이다.
맛은 배와 비슷하지만 생김새는 고구마를 닮았다. 하지만 야콘은 이들과 다른 뚜렷한 특징을 가진다. 국립식량원 고령지농업연구소의 김수정 박사는 “1985년 국내에서 최초로 야콘을 재배한 이후로 최근들어 새로운 소득작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야콘의 장점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야콘은 ‘프락토올리고당의 왕’이라 불릴만큼 10%에 가까운 프락토올리고당을 다량 가지고 있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한 종류로, 체내 흡수가 되지 않고 장까지 이동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을 흡착,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한 설탕의 30~50% 수준으로 단 맛을 내지만,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다. 김수정 박사는 “야콘에는 프락토올리고당이 많기 때문에 변비 해소나 당뇨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야콘시럽은 이미 해외에서 천연 감미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고구마나 배처럼 단 맛을 내면서도 열량(100g당 57㎉)은 단 맛이 없는 감자 수준(66㎉)이다. 여기에 포만감을 주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두번째 장점은 친환경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콘은 다른 식물에 비해 화학비료나 농약을 많이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특징을 지녔다. 이는 친환경 농산물이 주목받는 시기에 야콘이 가진 큰 강점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야콘의 요리 활용법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야콘은 생으로 먹을 때 고구마보다 더 아삭한 식감과 수분을 느낄 수 있다. 단 맛이 있어 샐러드나 초무침, 절임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야콘 즙이나 가루를 빵이나 국수 반죽에 넣으면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면서 달콤한 맛까지 더해진다. 김수정 박사는 “야콘은 무ㆍ배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며 “김치를 담글 때 같이 넣으면 아삭한 식감이 나며 잎은 나물로 먹어도 좋다”고 했다. 장 건강에 좋은 야콘, 일상요리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생식: 야콘을 깨끗한 물로 씻어 낸 후 껍질을 벗기고 생으로 먹는다.
▶빵 밀가루 : 반죽을 야콘즙으로 만들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낸다.
▶국수 : 야콘을 물에 씻어 믹서기로 간 다음,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서 국수를 만들면 면이 더욱 쫄깃해진다.
▶튀김 : 야콘을 모양있게 썬 다음, 계란·밀가루·빵가루 등을 입혀 식용유를 두르고 고온(200℃)에서 튀긴다.
▶부침개 : 야콘을 잘 씻어 믹서기나 강판에 갈은 다음, 밀가루나 녹두가루에 물 대신 야콘 간 것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한 후 부침개를 만든다.
▶생선조림 : 야콘을 무 대신 썰어 넣으면 생선의 비린 맛을 줄일 수 있다.
▶주류 : 야콘을 씻어 자른 후 항아리에 넣은 다음 주정(酒精)을 채워놓으면 색깔과 향이 좋고 알코올 농도가 낮은 술이 만들어진다.
▶샐러드 : 덩이뿌리나 잎을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차 : 잎 또는 줄기를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신다.
▶요거트 : 야콘 분말을 섞어 먹으면 달콤한 맛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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