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고급 빙수의 원조’로는 2011년 처음 선보인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가 꼽힌다.
이 빙수에는 외국산이 아닌 제주산 애플망고가 사용된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반쯤 익은 후 수확해 운송하는 외국산과 달리, 충분히 익은 뒤 수확하고 바로 입고해 맛과 신선도가 뛰어난 제주산 에이(A)급 애플망고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워커힐 애플망고 빙수 [그랜드 워커힐서울 제공] |
그랜드 워커힐 서울(워커힐호텔)도 애플망고 빙수를 최근 선보였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13브릭스 당도의 제주산 애플망고만을 이용한다”면서 “빙수에는 중간 사이즈 애플망고 2개 분량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인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애플망고는 ‘사과처럼 빨갛게 익는다’해 지어진 이름이다. 특히 비타민A가 과일 중 가장 풍부해 야맹증 예방 등 눈의 건강에 좋으며, 비타민C는 20㎎으로 사과나 배보다 2배 많다.
애플망고는 일반적인 노란 망고에 비해 씨가 작고 향이 진하고 과즙이 풍부해 ‘열대 과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애플망고 [123rf] |
수입산에 비해 국내 재배 애플망고의 경쟁력은 뛰어난 향과 맛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아열대 작물을 국내에서 재배하면 수확 후 4∼5일이면 식탁에 오를 수 있어 신선도가 뛰어나다”며 “외국산보다 맛과 품질이 우수해 차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수입산 망고의 경우 식물 검열을 위해 75도에서 30분간 열처리를 한 후, 다시 냉동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국산보다 향기나 과육의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변하면서 애플망고의 국내 재배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 제주도에서 생산되던 애플망고는 전남과 경남을 거쳐 현재 경기도에서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열대 과수인 감귤과 참다래, 무화과의 재배지역도 제주도를 벗어나 전남, 경남 등 내륙으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 지역 농가에서 재배되는 애플망고 [광양시 제공] |
농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이 되면 경지 면적의 10.1%가 아열대 기후에 들어가게 된다. 이어 2060년이면 26.6%, 2080년이면 62.3%로 확대돼 한반도 대부분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권에 자리하게 된다.
통상 열대와 온대 사이(위도 25∼35도)에 있는 아열대 지역으로는 아라비아, 파키스탄, 오스트레일리아 내륙 사막, 중국의 화남평야 등이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전역(산간 제외)과 남해안 일부가 해당한다.
최근 온난화로 이 ‘아열대 선’이 점차 북상하면서 망고 등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2015년 362㏊에서 2017년 428.6㏊로 18%나 증가했으며, 내년이면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은 이미 2008년부터 50종의 아열대작물을 연구해 사탕무, 망고, 패션프루트, 용과, 올리브, 파파야 등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20종을 2017년 선발한 바 있다.
또 열풍기 등을 이용해 망고 재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 묘목값을 절감하는 패션프루트 번식기술 등 아열대작물 재배기술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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