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끝순의 루테인, 시금치만큼 높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흔했던 고구마가 최근 몇 년간 슈퍼푸드로 소개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식음료 시장조사기업 이노바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식음료업계에서 고구마 활용 제품은 지난 2015년에서 2018년 사이 21% 증가했다. 


인기를 더해가는 고구마는 덩이뿌리를 주로 먹는 뿌리식물이지만 어린잎을 포함한 줄기부분인 ‘고구마 끝순’에도 영양소가 풍부하다. 최근에는 루테인 함량이 고구마 끝순에 다량 들어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루테인은 노화로 생기는 황반변성과 백내장 예방 등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물질로, 시금치를 비롯한 녹황색 채소에 주로 들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구마 34품종을 대상으로 끝순의 루테인,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등의 함량을 분석한 결과, 고구마 끝순에 루테인을 비롯해 항산화 성분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002년에 육성한 ‘주황미’의 경우, 끝순의 루테인 성분이 100g당 47㎎(건조 중량 기준)들어있다. 이는 루테인 함량이 많다고 알려진 시금치(49.6㎎)와 비슷한 수치이며, 부추(35㎎)와 취나물(30.5㎎)보다는 1.3∼1.5배 많다. 

또한 ‘하얀미’는 잎자루 전용 품종으로, 끝순에 베타카로틴이 가장 많았다. 100g당 183.4㎎이 들어있으며, 루테인(42㎎/100g)과 안토시아닌(317.9㎎/100g)함량도 높게 나타났다.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폴리페놀은 몸에 쌓인 유해한 활성산소를 없애주면서 노화예방에도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고건미’는 루테인이 100g당 30㎎으로 다른 품종보다 적지만, 끝순 개수가 많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 끝순 재배용으로 적합하다.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의 유경단 연구사는 리얼푸드를 통해 “고구마 끝순은 뿌리보다 이용이 적지만 이번 조사결과 루테인 함량이 높았다”며 “루테인은 우리가 주로 먹는 뿌리보다 끝순에 많이 들어있으므로 향후 고구마 끝순의 식품 활용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보통 ‘고구마 줄기’라 불리는 잎자루나 끝순은 국내에서 무침 반찬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잎자루를 따서 줄기로 김치를 담궈도 좋다. 잎줄기를 소금에 약 3시간 정도 절인다음, 껍질을 벗긴후 김치 양념으로 버무리면 영양가 높은 ‘고구마 끝순 김치’가 완성된다.

한편 고구마의 글로벌한 인기는 항암 효과에 도움을 주는 채소로 인식되면서부터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고구마에 함유된 베타카로틴과 당지질이 항암 작용을 돕는다고 밝혔으며,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 역시 여러 채소들의 항암 효과중 고구마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고구마의 베타카로틴은 암 세포 증식을 억제뿐 아니라 세포 노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이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구마는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이 커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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