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이 녹색으로 변했다면?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마늘은 한국인의 식탁에 흔히 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다. 매일 먹는 김치부터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기에 홀대받기 쉬우나, 알고 보면 마늘만큼 건강한 식품도 드물다.

마늘의 알싸한 맛을 내는 ‘알리신’은 마늘의 여러 효능을 만들 뿐 아니라 마늘의 대표적인 맛을 내는 중요한 성분이다. 알리신 성분은 강력한 살균, 항균 작용을 한다. 식중독균을 죽이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알리신이 비타민 B1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회복, 정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노화방지에도 탁월하다. 지난 2009년 화학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실린 캐나다 퀸즈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이 생성하는 2차 물질이 신체 내 유해물질인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마늘은 껍질마저 버릴 필요가 없다. ‘한국영양학회지(2004)’에 실린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신성희 교수팀의 연구에서 마늘 껍질은 마늘 육질(알맹이)보다 식이섬유 함량이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 폴리페놀 함량은 육질의 7배이며, 활성산소를 포착하는 항산화력도 1.5배 더 뛰어났다. 껍질을 말린 분말은 체내 지방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늘의 중요한 기능성 성분인 알리신은 보관과 손질 방법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관하고 손질하느냐에 따라 녹변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늘이 녹변 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하나는 알리신 성분이 믹서기 날의 철 성분과 결합해 황화철이 생성되면 녹변 현상이 생긴다. 또 다른 요인은 마늘이 싹을 틔우기 위해 엽록소를 모으는 과정에서 마늘 조직 속 효소 작용이 밖으로 나와 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효소 작용으로 인해 녹색으로 변한 마늘의 경우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

사실 마늘이 녹변 현상은 수확 직후보다는 저장 후 발생한다. 때문에 보관 방법을 달리 하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마늘은 저온 저장을 할 경우 온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마늘을 다졌을 때 색이 변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니 다진 마늘에서 녹변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온에 일정 기간 방치해 저온 스트레스를 달래 줄 필요가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상온에서 한 달간 저장한 이후 다져서 냉장이나 냉동 보관을 하면 녹변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40℃ 이상에서 24시간 보관한 이후 마늘을 다져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도 효소 작용이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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