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천연 비타민’과 ‘식이섬유’의 보고인 과일은 종류마다 이점이 다르다. 무수히 많은 과일 중 특별한 ‘효능’을 가진 과일들도 있다. 특히 다른 과일에는 들어있지 않은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기 개선에 도움이 되는 과일이 있다. 이 과일들의 경우 육류와 만났을 때 ‘환상의 궁합’을 발휘하기도 한다.
▶‘액티니딘’ 풍부한 키위=키위에는 다른 과일에는 없는 천연 단백질 분해 효소인 액티니딘(Actinidin)이 들어있다. 이 성분이 소화 개선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액티니딘은 소화에 부담을 주기 쉬운 육류, 유제품, 콩 등 단백질 식품을 분해해 소화 전반에 도움을 준다. 체내에서 아미노산 흡수를 개선하고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뉴질랜드 메시대학교(Massey University) 연구진은 키위의 액티니딘이 소장 내에서 단백질 소화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시험관에서 간장, 육류, 우유, 시리얼 등에서 추출한 다양한 종류의 식품 단백질을 놓고 액티니딘과 체내 생성되는 소화 효소가 같이 있을 때와 소화 효소만 있을 때의 소화 효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키위의 천연 소화 효소인 액티니딘이 단백질 소화 효율을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키위는 과일만 먹어도 좋고, 다른 요리에 곁들여도 이러한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고기 요리를 만들 때 키위를 넣으면 육류의 단백질을 분해, 질긴 고기를 연하게 만들어 준다.
▶ ‘피신’ 풍부한 무화과=무화과도 소화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과일이다. 무화과의 특별한 효능을 만드는 성분은 피신이다. 이 성분 역시 다른 과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피신은 무화과나무 유액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다. 이 성분으로 인해 육류를 섭취할 때 소화 장애를 겪는 사람이 무화과를 함께 먹으면 소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피신 역시 단백질 분해효소이기 때문에 육질이 질긴 고기를 재울 때 무화과를 넣으면 고기를 연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무화과의 팩틴 성분은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은 물론 위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무화과에는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다. 무화과를 말릴 경우 항산화 성분은 더욱 많아진다. 2005년 미국 스크랜턴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말린 무화과는 폴리페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무화과의 항산화 성분은 활성산소의 생성과 활동을 억제해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무화과의 또다른 이점 중 하나는 당뇨병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2016년 인도 로욜라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무화과 잎의 추출물에서 발견되는 특정 성분(ficusin)이 인슐린 감수성을 개성하는 항당뇨병 성질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2003년 스페인의 에스트레마두라 대학(University of Extremadura)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무화과 추출물이 혈중 지방산과 비타민E 수치를 높여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 ‘브로멜라인’ 풍부한 파인애플=파인애플 역시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라인(Bromelain) 효소가 다른 어떤 과일보다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브로멜라인 효소는 체내 단백질을 분해해 소화 촉진에도 도움을 준다. 브로멜라인으로 인해 파인애플을 고기와 함께 섭취하면 소화를 촉진한다. 또한 이 효소가 연육작용을 도와 고기를 부드럽고 연하게 만든다.
다만 파인애플은 브로멜라인 효소로 인해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입술이나 혀, 뺨 등에 부종이 오고, 입술이 아린 통증이 나타난다. 브로멜라인의 단백질 분해 작용 때문이다. 브로멜라인 효소가 구강 내 점막을 분해, 입안을 헐게 만들거나 구내염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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