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E는 일명 ‘회춘 비타민’으로 불린다. 비타민E는 우리 몸에서 노화방지와 관련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비타민E는 세포의 노화를 막고, 세포막을 유지하며 활성산소의 성장을 억제한다. 특히 담배 연기, 오염, 햇빛 등으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준다. 또한 뇌세포의 손상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신경계의 기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E가 결핍되면 불포화지방산의 산화가 세포막을 따라 확산돼 세포의 손상을 가져온다.
비타민E가 건강에 미친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많다. 영양학 연구(Nutrition Research)에 발표된 로마린다 대학의 연구(2006)에선 비타민E가 풍부한 한 주먹의 피칸을 식단에 첨가하면 불필요한 혈중 지질 산화를 억제해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비타민E는 많이 먹을수록 흡수율이 감소하고, 혈소판 응집의 감소, 수술 후 출혈 초래, 위장 장애, 근육 약화, 두통,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 이외에 비타민E 영양제를 매일 15mg씩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으로는 10㎎이다. 적은 양이지만, 한국인의 비타민E 섭취량은 여기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2017년 유럽영양학저널에 게재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곽호경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인 상당수는 비타민E의 한 형태인 알파-토코페롤 섭취가 일일 권장량인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E의 경우 체내 흡수율이 30~50% 정도로 낮다. 비타민E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침식사 때 달걀, 견과류 등 지질이 많은 식품과 먹으면 좋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된 미국 오리건주립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E 영양제를 약 12시간 동안의 공복 뒤 지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최대 98%나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8~40세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비타민E를 섭취한 뒤 무지방 또는 지질이 40% 포함된 액체 식품을 먹은 후 흡수율을 관찰했다.
그 결과 지질이 포함된 식품과 함께 먹은 경우 비타민E가 대부분 흡수된 것을 확인했다. 장에 도달한 비타민E는 기름방울에 둘러싸인 형태로 머무르다가, 장을 지나는 음식물 속에 지질이 있을 경우 이와 함께 체내에 흡수됐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대개 단백질과 함께 똘똘 뭉쳐진 암죽미립 형태로 장세포로 흡수되는데, 비타민E 역시 여기에 들러붙어 함께 흡수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흡수된 비타민E는 암죽미립과 함께 혈류를 타고 간에서 대사된 뒤 온몸으로 퍼졌다. 비타민E는 대부분 흡수되고 몸밖으로 배출되는 양은 처음에 먹는 양의 2%에 불과했다. 비타민E를 주사로 투여한 경우에도 혈장에서 지단백질 입자와 함께 혈류를 타고 간에서 대사된 뒤 비슷한 수치만큼 체내에 흡수됐다.
연구팀의 마렛 트레버 교수는 “비타민E는 12시간 정도의 공복 후 지질이 든 음식물과 먹을 때 흡수율이 가장 높았다”며 “지금은 비타민E의 흡수율이 낮은 것을 감안해 일일 권장량을 책정했다. 비타민E를 잘 흡수시키는 찾은 만큼 일일 권장량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학협회 식품영양위원회는 비타민 E의 상한선을 1000㎎으로 정하고 있다. 비타민E는 해바라기 씨앗과 아몬드, 땅콩, 헤이즐넛 등의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의 식품으로도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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