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까칠한 통곡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통곡물은 먹기 어려운 왕겨만 빼고, 식용 가능한 외피, 배유, 배아 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곡물이다.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밀, 현미, 보리, 귀리, 메밀, 흑미, 퀴노아 등이 대표적인 통곡물이다. 비만인이 이런 통곡물을 8주만 먹어도 혈압이 뚝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9일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러너연구소 존 커원 박사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스위스 공동연구팀은 이런 통곡물의 혈압 강하 효과를 임상 시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통곡물과 정제 곡물을 각각 먹기 전과 후에 체중과 체지방엔 변화가 없었고 콜레스테롤 감소율도 비슷했다. 하지만 통곡물 섭취 8주가 된 시점에 50세 이하 사망률 관련 중요 지표인 이완기 혈압이 평균 8% 낮아졌다. 최고ㆍ최저혈압 차이는 10%나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로 인한 뇌졸중 발생률은 40%, 심장질환 사망률을 30% 낮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통곡물 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 등 다양한 미량 영양소들과 식이섬유가 어우러져 체내에서 나타나는 효과 때문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과체중과 비만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성인 하루 섭취 최소권장량(48g)의 두 배가량을 단 8주 동안만 먹게 했는데 적어도 혈압 강하 효과만큼은 확실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데 연구결과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통곡물을 먹는 사람이 정제 곡물 섭취자들보다 고혈압, 심장질환, 암 발병률이 낮고 더 오래 산다는 역학 연구결과들은 많았다. 또 하루 세끼 통곡물을 16주 동안 먹은 사람들의 수축기 혈압이 평균 6mmHg 떨어져 고혈압약 복용 때와 비슷한 효과가 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