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의 여왕’이라는 타라곤이 뭐죠?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타라곤(tarragon)은 ‘미식 천국’ 프랑스에서 ‘향신료의 여왕’으로 불리는 식물이다. 달콤한 향기, 매콤하고 쌉쌀한 맛의 향신료로 프랑스 요리에선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타라곤의 유래는 깊다. 예전엔 왕궁의 정원에서만 재배돼 상류층만 섭취한 귀한 약초이기도 했고,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떠날 때 신발에 타라곤 가지를 하나씩 넣었다고 한다. 

타라곤을 식초에 담가 몇 주간 숙성해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 마요네즈에 사용하면 근사한 요리로도 이용할 수 있다. 주로 소스에 넣어서 사용하는 만큼 양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사용 노하우다. 다만 워낙에 향이 강해 너무 많이 넣으면 주재료의 맛을 살리지 못한다.

타라곤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반면 1큰술(2g)당 5㎉밖에 되지 않고, 탄수화물은 거의 없다. 망간의 함량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2g의 타라곤에는 일일 섭취량의 7%에 달하는 망간이 들어 있다. 망간은 뇌의 건강, 성장, 신진대사와 신체 산화 스트레스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철분도 일일 섭취량의 3%, 칼륨은 일일 섭취량의 2%가 들어 있다. 이처럼 풍부한 영양소가 타라곤이 우리 몸에서 유익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1. 혈당 조절

타라곤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

2006년 미국 러트거스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타라곤 추출물이 위약에 비해 혈당 농도를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6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당뇨의 전 단계인 내당능 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아침, 저녁 식사 전 1000㎎의 타라곤을 제공한 뒤 인슐린 감수성, 인슐린 분비, 혈당 조절에 대한 효과를 파악했다. 그 결과 타라곤은 총 인슐린 분비량을 감소시켜 하루 동안 혈당 수치를 균형있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

2. 수면 개선

수면의 질과 양은 중요하다. 적정시간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당뇨, 심장병과 같은 질병의 위험도 높인다. 특히 현대인의 높은 스트레스 지수와 과도한 업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타라곤은 오래 전부터 수면 부족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로도 활용됐다.

국내 삼육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타라곤과 같은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식물은 진정효과를 높이고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식욕 증가

타라곤은 입맛을 돋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2010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타라곤 추출물이 인슐린과 렙틴 분비의 감소를 촉진해 식욕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렙틴 호르몬은 일명 포만감 호르몬으로 불린다. 그렐린과 함께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그렐린 수치가 증가하면 허기가 지고, 렙틴 수치가 증가하면 포만감이 찾아온다. 타라곤은 렙틴의 수치를 낮춰 식욕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골관절염 통증 완화

타라곤은 전통 민간요법에서 통증 치료를 위해 많이 사용됐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12주간 골관절염이 있는 42명의 환자에게 타라곤 추출을 함유한 식이 보충제를 제공했다. 1일 2회 타라곤 함유 식이보충제를 150㎎을 복용한 사람들은 위약군에 비해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량으로 더 효과가 좋았다. 하루 2회 300㎎씩 복용한 사람보다 하루 2회 150㎎씩 복용한 그룹의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5. 항균 효과

타라곤에는 항박테리아 성질이 있어 인공적인 식품 첨가물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을 보존하고 식감과 맛을 높이는 데에 사용된다.

이란 우르미아 대학에서 진행된 2012년 연구에 따르면 타라곤 오일은 황색포도구균과 대장균에 대한 항균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에선 특히 화이트 치즈에 타라곤 에센셜 오일로 처리하자 두 개의 박테리아 균주에 대해 강력한 항균 효과를 보였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