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백미나 흑미, 현미는 ‘쌀밥’이 주식인 한국인에게 익숙하지만, ‘붉은 쌀’은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선명한 붉은 빛깔의 ‘홍국’ 쌀은 일반 쌀을 쪄서 ‘홍국균’(紅麴菌)으로 발효시킨 쌀이다.
홍국은 발효시킨 쌀이어서 일반 쌀과 달리 우리 몸에서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나타난다. 홍국쌀은 발효하는 과정에서 ‘모나콜린 K’(monacolin K)가 만들어진다. 이 성분의 효능으로 인해 중국에선 예부터 민간의학에서 홍국을 사용해왔다.
‘본초강목’에는 “홍국은 약성이 온화하고 독성이 없으며 소화불량과 설사를 다스리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소화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국내에선 10여년 전부터 홍국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가했다. 기능성 식품으로 쓰이는 것은 물론 쌀, 술, 북경오리와 같은 다양한 요리에도 홍국쌀이 쓰인다. 홍국쌀의 이점은 다양하다.
1.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홍국쌀을 꾸준히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스타틴 약물의 대체제로 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로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74명의 성인들에게 스타틴과 어유, 홍국을 각각 3개월간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어유와 홍국을 복용한 경우 스타틴과 비슷하게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한 점을 확인했다. 홍국을 복용한 실험 대상자 중 일부는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코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보다 10%나 더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체중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0년 미국 테네시의료센터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홍국쌀 추출물을 2개월간 복용한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은 21%,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15%나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 심장병 예방
홍국은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미국순환기학저널’에 북경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페킹덕(Peking duck)’의 붉은색을 띄게 하는 홍국 추출물인 ‘Xuezhikang’(XZK)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대사증후군 치료
대사증후군 치료에도 홍국쌀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사증후군의 기준은 고혈압, 과체중, 혈당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변화를 지표로 삼는다.
이탈리아 페데리코 II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홍국쌀이 혈당 감소와 인슐린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줘 대사증후군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4. 염증 감소
홍국쌀은 만성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각종 염증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벨기에 앤트워프 대학에서 진행된 2017년 연구에선 대사증후군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홍국쌀과 올리브 추출물을 함유한 보충제를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만성 염증의 주요 원인인 산화 스트레스 수준을 2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장 손상이 있는 실험쥐에게 홍국쌀 추출물을 투여하자 체내 염증과 관련된 단백질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 항암
홍국쌀을 주제로 한 일부 연구에선 항암 효과도 발견했다.
중국 북경대학에서 진행된 연구(2008)에선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던 약 5000명 가량의 중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홍국 추출물이 암으로 인한 사망율 또한 67% 가량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홍국쌀이 전립선 암 세포의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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