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작고 동그란 생김새는 마치 팽이 버섯 같기도 하고, 굵기나 갓 색깔은 느타리 버섯과도 닮았다.
바로 만가닥 버섯이다. 만가닥 버섯은 수많은 가닥이 한 다발로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만가닥 버섯은 45일이면 다 자라는 일반 버섯과 달리 재배 기간이 100일이나 돼 ‘백일송이’, ‘백만송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최근 국내에선 만가닥 버섯의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경기와 강원, 경북 등의 농가에서 하루에 7~8톤 가량 생산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은 팽이, 새송이, 느타리, 표고, 양송이에 이어 6~7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마다 2.4톤 가량은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만가닥 버섯의 시장 규모는 120억 원 내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만가닥 버섯 생산량은 2009년 기준 약 11만톤 수준이며 해마다 조금씩 증가 추세다. 팽이버섯과 잎새버섯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버섯이기도 하다.
만가닥 버섯은 식감과 저장성은 물론 기능성이 뛰어나다.
특히 만가닥 버섯은 항암 효과에 뛰어난 기능성 물질인 힙시지프레놀(Hypsiziprenol_ A9이 풍부하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고려대학교에서 진행한 공동 연구에선 만가닥 버섯의 유전자를 분석해 버섯의 이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연구 결과 만가닥 버섯에 들어 있는 힙시지프레놀(hypsiziprenol)류의 테르펜 화합물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항암 활성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고, 항바이러스 활성을 가지는 단백질(hypsin)의 생합성 유전자도 확인했다. 서울대 약학대학의 연구에선 만가닥버섯을 꾸준히 섭취하면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과 종양을 73.8% 억제한다는 결과를 입증했다.
또한 만가닥 버섯에는 일반 버섯과 마찬가지로 베타글루칸 성분도 풍부하다. 베타글루칸 성분은 킬러(killer)T세포, NK세포 등을 활성화시켜 암의 발육이나 전이를 억제한다.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백혈세포 생산을 자극해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미국영양학회저널에 실린 플로리다대 식품농업과학연구소(UF/IFAS) 수 퍼시벌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선 버섯 속 베타글루칸이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베타글루칸은 수용성 식이섬유의 형태로 콜레스테롤 개선과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선 생 버섯 100g(마른 것은 50g)을 일주일간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만가닥 버섯은 간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성분이 많다. 베타글루칸 역시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버섯보다 아스파라긴산 함량이 특히나 높다.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에 따르면 송이버섯 100㎎당 아스파라긴산의 함량이 596㎎, 영지버섯엔 575㎎이 들어있는 것에 반해 만가닥 버섯에는 무려 1210㎎이 들어있다. 아스파라긴산은 간을 해독하고 알코올로 인한 숙취 해소에도 좋다.
또한 만가닥 버섯은 칼륨 함량이 높다. 100g당 무려 550㎎이 들어있다. 칼륨에는 나트륨 배출 효과가 있어, 짠 음식의 섭취가 많은 현대인에게 위협적인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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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