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한류열풍과 더불어 한식이 건강한 음식으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기름인 참기름과 들기름 역시 건강기능 성분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반찬에 넣는 오일뿐 아니라 빵에 발라먹는 페스토나 파스타 오일로 소개되기도 한다. 몇 해 전에는 우리의 참기름과 들기름이 ‘프랑스 세계오일콩쿠르’에서 금상과 은상을 휩쓸기도 했다.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에서 우리의 전통 기름이 이러한 성과를 거두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해외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한 우리의 전통기름. 하지만 막상 조리할 때는 어떤 것을 넣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효능과 찰떡궁합 식재료, 보관법도 다르다.
▶‘나이야 가라~’ 참기름 vs ‘성인병 막는’ 들기름=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참기름에 들어있는 지방산의 80%는 올레산과 리놀레산등 불포화지방산이며 이는 혈액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생성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토코페롤과 리그난이 들어있어 노화억제 효과가 있다. 참기름은 최근 해외에서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정도로 피부미용이나 노화방지에 우수한 성분이 가득하다.
유럽에서는 최근 들깨의 오메가-3지방산에 주목하고 있다. 들깨로 만든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 계열인 알파-리놀렌산이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60% 이상 알파-리놀렌산이 들어있으며 이는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콩기름에는 10% 이하, 참기름은 1% 이하다. 오메가-3지방산은 각종 성인병의 예방을 돕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하루에 들기름 3g(밥수저 기준 1/2스푼 분량)의 섭취를 권장한다.
▶찰떡궁합은?=찰떡궁합 식재료도 다르다. 먼저 참기름은 시금치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비타민의 흡수율을 높이며,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으면 맛과 향도 살려준다. 최근에는 서양요리의 향신료로 변신중이다. 아몬드와 바질을 함께 섞어 페스토로 만들면 빵에 발라먹거나 샐러드에 뿌려먹기에 좋다.
들기름은 도라지나물을 볶을 때 넣으면 느끼하고 쓴맛을 줄어들게 만든다. 또한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양념에 들기름을 넣는 것도 방법이다. 들기름 역시 샐러드 드레싱이나 파스타에도 어울린다. 발사믹 식초에 깻잎과 생들기름을 섞어 발사믹 드레싱 소스를 만들면 오메가-3가 풍부한 식단이 완성된다.
▶볶을까 그냥 먹을까=같은 기름일지라도 볶는 방식에 따라 맛과 향미가 달라진다. 고온에 오래 볶을수록 맛이 고소해지고 색이 짙어지는 것이다. 참기름의 경우 항산화 성분인 리그난 함량도 높아진다. 하지만 200℃ 이상의 고온에서 오래 볶으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생기름은 깔끔한 맛이다. 참깨와 들깨를 자연건조한 후, 저온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공정을 거쳐 만든다. 최근들어 건강한 식재료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생들기름은 볶아 추출한 들기름에 비해 들깨 특유의 향이 강하며, 최근들어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생참기름은 무향, 무취로 나물무침 보다는 드레싱 등 다양한 요리에 적용이 가능하다.
▶신선하게 보관하려면=참기름과 들기름은 보관방법도 달리 해야한다. 참기름은 리그난 성분이 산패를 막아주기 때문에 상온에 보관이 가능하며, 저온에 보관하면 오히려 향이 떨어진다. 반면 들기름은 저온 저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냉장보관한다.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들어있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또한 참기름에 비해 섭취 기간도 짧다. 들기름은 개봉 후 1~2개월 이내에 빠르게 먹어야 좋다. 오래 두고 먹는 방법도 있다. 바로 들기름과 참기름을 8:2의 비율로 섞어 보관 하는 것이다. 영양소도 보충될뿐 아니라 풍미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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