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마늘은 한국인에게 특히나 친숙한 식재료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2012년 통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마늘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그만큼 마늘 소비량도 압도적이다. 2000년의 경우 국민 한사람이 1년 동안 마늘을 9.2㎏이나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최근엔 외식 빈도가 증가하고 김치 소비가 감소하면서 소비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에는 6.2㎏(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18 농업전망. 2018)까지 감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한국인의 마늘 소비량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마늘 기능성의 핵심 ‘알리신’
마늘에 들어 있는 영양 성분은 무려 400여종에 달한다. 마늘은 수분이 약 60%, 단백질은 3% 정도로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으며, 곡류보다 시스틴, 히스티딘, 리신의 비율이 높다. 당도는 35~45Bx 정도로 바나나의 2배, 수박의 3배 정도로 단맛이 강하다. 단맛을 내는 탄수화물 함량이 약 32% 정도로 매우 높다.
마늘의 단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매운맛과 향 때문이다. 마늘의 맛과 향의 주범은 마늘 ‘기능성’의 핵심인 황화합물이다. 이 물질은 마늘의 이용 형태에 따라 변신하는 특징이 있다. 갈거나 다지면 안정된 물질인 알린(Alliin)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알리신(Allicin)으로 바뀌어 강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마늘은 우리몸의 혈관청소부라고도 불린다. 마늘 섭취가 혈관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미국영양학회 학술지인 ‘영양학저널(JOURNAL OF NUTRITION)에 따르면 마늘 섭취가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유의적으로 낮추고, 대식세포·T세포·B세포의 생성을 증가시켜 면역조절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예방의 효과도 있다. 국제학술지인 ‘영양과 암(Nutrition and Cancer)에서는 마늘 섭취량이 많을수록 위암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1인당 마늘 섭취량이 약 1.5㎏ 이상인 경우, 마늘 섭취량이 많다고 보고 있다. 하루로 환산하면 4g의 마늘에 해당되며 보통 크기 마늘 한 알에 해당된다.
당뇨 예방 효과도 있다. 한국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선 마늘 분말 섭취가 공복혈당(Fasting Blood Glucose)을 유의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마늘 효능 살리려면…생으로 먹거나, 껍질 깐 뒤 몇 분간 놔두기
마늘에 포함되어 있는 유황성분인 알린(Alliin)이 다양한 기능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마늘껍질 바로 밑에 있는 알리네이즈(Allinase)라는 효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인 알리신(Allicin)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생마늘을 씹어 먹으면 자연스럽게 알리네이즈가 활성화되어 알리신이 생성이 되지만 마늘을 가열하게 되면 알리네이즈 효소가 파괴돼 알린이 알리신으로 바뀌지 못한다. 알리신으로 인한 기능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마늘을 가열해서 섭취하는 경우에도 알리네이즈를 덜 파괴시키기 위해서는 마늘을 까거나 다진 후에 몇 분간 그대로 두어 자연스럽게 알리신이 생성되도록 기다리면 된다.
마늘을 조리해서 먹어야 한다면, 가급적 마늘을 깐 후 바로 조리하지 말고 몇 분간 놔둔 후 열을 가하는 것이 마늘의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통마늘을 조리하는 것보다는 다진 마늘을 조리하는 것이 열로 인한 알리신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익힌 마늘은 알리신 성분이 부족해지지만, 대신 다른 항산화 물질과 아조엔이 풍부해진다. 특히 60℃ 이상에서 가열했을 땐 아조엔 성분이 생마늘에 비해 늘어나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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