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이들은 식품을 선택시에도 이전 세대와 다른 특징을 지닌다. 먼저 채식의 비율이 높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밀레니얼세대의 25% 가량이 채식 중심의 생활을 한다는 집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각체험 측면에서 호기심이 더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새로운 음식의 경험을 원하는 이들은 이국적인 향신료나 심지어 강한 매운 맛 도전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환경이나 동물보호등 윤리적 소비에도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공장식 사육의 육류보다는 식물기반의 식재료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프리프롬(Free from)’시장을 주도하는 것도 밀레니얼세대다. ‘프리 프롬’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피하고 싶은 성분’을 배제한 식품을 말한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나 유제품, 글루텐, 젖당, 육류 등이 해당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의 프리프롬 식품 시장 매출은 73억 8490만 달러(한화 약 8조 원)로, 전년보다 6.4% 증가했으며, 5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46% 성장했다. 특히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는 밀레니얼세대의 영향으로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프리프롬’ 소비는 급증하고 있다. 식물성 우유인 아몬드밀크가 대표적인 예이다.
[표=아몬드밀크의 미국 시장 점유율 변화/출처: IRI ] |
‘유제품 프리’ 수요의 증가로 다양한 식물성 우유가 쏟아지면서 그중 아몬드밀크는 가장 무섭게 성장한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2년부터 미국에서는 우유 대신 아몬드밀크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이 크게 늘어났으며, 아이스크림등 디저트 분야에서도 아몬드밀크의 사용이 많아졌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기준으로 미국의 아몬드밀크 시장은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규모로, 지난 2014년의 646백만달러(한화 약 7609억 원)에서 14% 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RI에서도 지난 2017년 말 기준으로 아몬드밀크는 미국내 비유제품 음료 시장 매출액에서 74%라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12년에는 두유가 더 많이 구매됐으나 2013년부터 역전돼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아몬드밀크가 밀레니얼세대가 추구하는 성향을 골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아몬드밀크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는 친환경적 식물성 우유이며 동시에 슈퍼푸드로 알려진 아몬드의 풍부한 영양소를 담고있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세대에게 슈퍼푸드가 가진 매력은 크다. 아몬드밀크에는 몸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각종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아몬드밀크 한 컵(240㎖)을 마실 경우 1일 비타민 E 권장량의 20-50 %의 섭취가 가능하다. 비타민 E는 염증 제거와 노화방지, 피부미용등에 효과적인 강력한 항산화물질이다. 여기에 유당이 없는 ‘프리프롬’으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며, 소화가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더욱이 우유나 라이스밀크보다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도 적절하다. 고소하면서도 다양한 식재료와 어울리는 맛도 인기 요인이다. 선호도가 크게 엇갈리는 코코넛밀크와 달리 아몬드밀크는 대추야자나 초콜릿, 오렌지, 바나나 등 다양한 식재료와도 조합이 잘 되는 맛을 가졌다.
실제 조사결과에서도 밀레니얼세대의 선호도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1년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IRI 조사에 따르면 아몬드밀크 구매지수에서 밀레니얼세대가 ‘X세대’(1965-80년생)나 ‘베이비부머’(1946-64년생) 세대보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밀레니얼세대중에서도 나이가 더 어린 ‘젊은 밀레니얼세대’(1990년 이후 출생)일수록 선호도는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아몬드밀크는 주목받는 음료이다. 매일유업의 ‘아몬드브리즈’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4% 성장했으며, 최근 3년 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무려 86%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련자들은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세대의 소비 성향에 따라 향후에도 아몬드밀크를 비롯한 식물성 우유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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