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 함유된 폴로로탄닌 ‘수면 유도’
-토종 식물 쥐오줌풀, 불면증 개선
-체리ㆍ바나나ㆍ칡도 수면에 도움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잠을 못 자 병원을 찾은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에서 자주 깨기 때문에 낮에 피로, 졸음, 집중력 저하로 활동에 지장을 받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4년 46만명에서 2017년 56만명까지 증가했다. 수면제 처방 건수도 2014년 123만건에서 2017년 159만건으로 늘어났다.
불면증은 잘못된 수면습관, 심리적인 스트레스, 다양한 신체질환, 약 등이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잠을 설치는 사람도 많아졌다. 취침 전 술, 담배, 텔레비전 시청과 게임 등 신체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피하고, 뇌의 각성을 유도하는 카페인 섭취도 삼가야 한다.
잠에 들기 위해 수면유도제 등 의약품에 의존하기 보다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감태 [한국식품연구원 제공] |
제주도 등에 바다에 나는 미역과 유사한 해조류인 감태에는 천연 수면유도 물질이 들어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감태에 함유된 폴리페놀의 일종인 폴로로탄닌 성분은 수면 유도효과가 있다. 식품연구원이 개발한 감태추출물은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면개선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별인정을 받기도 했다.
연구진은 감태 추출물이 동물이 잠에 들기 시작하는 ‘입면’ 시간을 줄이는 반면 깊은 수면시간은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감태에서 폴로로탄닌 등 수면을 유도하는 성분을 추출했다.
감태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은 중추신경계의 '가바형 벤조다이아제핀 수용체‘를 활성화해 수면을 유도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쥐오줌풀 뿌리(왼쪽)와 쥐오줌풀 꽃 [농촌진흥청 제공] |
우리나라 토종 식물 쥐오줌풀도 불면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좋다. 강원도 평창군에서 자라는 쥐오줌풀은 과거부터 신경 안정 효과를 내는 ‘길초근’이란 한약재로 사용됐다.
농촌진흥청은 2017년 쥐오줌풀의 신경 안정 효과를 불면증 개선에도 쓸 수 있는지 동물실험을 했다. 잘 말린 쥐오줌풀의 뿌리를 따듯한 물에 하루 동안 우려낸 다음 잠을 재우지 않은 쥐에게 먹였다.
실험 결과 쥐오줌풀을 먹은 쥐는 쥐오줌풀을 먹지 않은 쥐보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59% 감소했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적을수록 수면에 빨리 빠져든다는 뜻이다. 쥐오줌풀을 먹은 쥐는 잠도 더 깊게 잤다. 중간에 깨지 않고 잔 시간을 측정해봤더니 쥐오줌풀을 먹은 쥐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86%나 길었다.
체리와 바나나도 숙면을 유도하는 과일이다. 체리에는 ‘수면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팀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에게 하루 2차례 체리주스 237㎖를 마시게 했다. 이렇게 2주간 유지하면서 수면 패턴의 변화를 살폈더니, 연구 참가자들은 체리주스를 마시기 전보다 평균 1시간 30분 더 잤다. 수면의 질도 더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바나나에도 숙면을 유도하는 트립토판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풍부한 마그네슘과 칼륨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몸을 편안하게 하고 휴식을 취할 때 좋다.
성질이 서늘한 칡은 낮 동안 뜨거워진 몸을 식혀주면서 잠을 청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의보감에 우리 조상들이 칡을 수면제로 사용했다는 말도 적혀있다. 칡으로 즙을 짜내거나 물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 마시면 된다.
이미 잘 알려진 상추는 줄기에서 나오는 락투세린과 락투신 성분이 최면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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