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프리’로 주목받는 메밀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구우면 달콤한 견과 향미와 흙내음이 나며, 질감은 통통하고 부드럽다” 음식연구가 프랜시스 케이스가 저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재료 1001’에서 묘사한 식품은 메밀이다.

메밀은 우리에게 익숙한 곡물이지만 해외에서는 ‘글루텐-프리(Gluten-free)’ 트렌드에 따라 최근 몸값을 올리고 있는 웰빙 식재료다. 이집트콩이나 감자, 퀴노아, 아마씨 등 다른 글루텐프리 식품들이 있지만 풍부한 영양소와 밀을 대체할 만한 곡물가루로서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글루텐은 밀 등의 곡물에서 발견되는 불용성 단백질로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해 만들어진다. 밀가루가 다른 곡분에 비해 물을 균등하게 흡수하고 면이 잘 늘어나는 것은 글루텐때문이다. 하지만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은 소화불량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 약 20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9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밀은 곡류에 적게 들어있는 단백질이 12%~15% 들어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도 5%~7% 함유돼있다. 비타민 B1, B2도 풍부해 피로회복이나 피부건강에도 좋다. 특히 메밀의 대표 성분이라 불리는 루틴(rutin)은 혈관 탄력성 유지를 도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 메밀 속 루틴이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중국 닝샤대학 연구(2014)도 있다. 여기에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는 간에 쌓인 노폐물 배출에도 탁월한 성분이다. 또한 메밀의 찬 성질은 체내 열 감소를 돕기 때문에 여름철 대표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글루텐프리로 탄성은 없지만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활용도 역시 높다. 국내에서도 많이 소비되는 메밀국수뿐 아니라 크레페나 떡, 묵, 전병, 수제비 등 각종 요리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요리시에는 삶아낸 물을 함께 마시거나 국물요리에 활용하는 것이 영양소 측면에서 가장 좋다. 메밀에 많이 들어있는 루틴과 비타민 B1, B2 등의 영양소는 모두 수용성이므로 삶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물에 녹는다.

볶은 메밀로 메밀차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메밀을 먹을 때에는 무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메밀 껍질 속 살리시아민, 벤질아민과 같은 유해성분을 무가 없애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메밀가루나 메밀국수중에는 밀가루를 혼합한 경우가 많으므로 밀가루 섭취를 피한다면 영양성분표 확인도 필요하다. 또한 평소 속이 냉해 설사가 잦거나 혈압이 낮은 경우, 임산부는 섭취를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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