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친환경’ 갖춘 완두콩 단백질, 미래 대체 단백질될까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수심이 가득한 미국 농가에서 농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물이 있다. 바로 그린빛 완두콩이다. 채식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인조고기 단백질의 주 원료로 활용됐던 대두 대신 완두콩이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미국이나 캐나다의 농가에서 완두콩 재배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완두콩 재배에 충당되는 농지는 지난해에 비해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영국의 글로벌마켓 리서치 회사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 세계 완두 단백질 시장 규모는 3200만 달러(한화 약 382억 원)을 기록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1억 7600만 달러(한화 약 2103억 원)에 것으로 예상된다.

나투릴리(Naturli)의 완두콩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고기
펄신(Pulsin)의 완두콩 단백질 제품

▶완두콩 단백질, 투자자의 집중관심=완두콩 단백질은 아직까지 판매율이 높지는 않지만 식물성 프리미엄 단백질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의 거대 육류 회사인 카길(Cargill)은 지난 8월, 완두 단백질 생산업체인 퓨리스(Puris)에 7500만달러(한화 약 896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혁신적 제품을 내놓은 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소리가 한창이다. 친환경 유제품 생산회사인 ‘리플 푸드(Ripple foods)’는 노란색 완두콩으로 우유를 만들어 지난 2016년 출시 이래 2000만달러(한화 약 2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물성고기 제조업체인 비욘드미트와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 그리고 다국적 식품회사인 네슬레 역시 완두콩 단백질로 식물고기를 만들었다. 단지 대체 육류 제품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민텔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식사 대용 음료·쉐이크 제품의 16%가 완두 단백질을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두콩은 지속가능성이 우수한 작물=완두콩 단백질이 가진 장점은 우선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위스 농업연구센터의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소고기의 경우 100g의 단백질 생산에 이산화탄소 105㎏ 상당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370㎡의 땅이 필요하다. 반면 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의 경우 이산화탄소 0.3㎏ 배출과 1㎡의 땅이면 충분하다. 대두와 비교해서도 완두콩은 질소 비료를 절감할 수 있어 지속가능성이 우수한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균형잡힌 단백질, 소화력도 좋아=완두콩 단백질은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나 비건(vegan)을 비롯해 완전한 식물성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재료로 평가된다. 우선 균형잡힌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성장발육에 좋은 라이신과 근육 손실을 막아주는 글루타민도 다량 들어있다. 프랑스 국립건강의학연구소가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2015)에 따르면 완두콩 단백질과 유청 단백질은 근육량과 강도에 있어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완두콩은 근육 유지에 있어 유청 단백질의 훌륭한 대안이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콜린은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완두콩을 6주간 섭취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눈에 띄게 혈압이 감소했다는 캐나다 앨버타 대학의 연구(2017)가 있다. 더욱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이 낮고 소화 과정에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유청단백질보다 단백질의 흡수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포만감도 높으며, 칼로리( 100g당 120㎉ )도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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