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내년엔 김치 등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이 유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13개국의 이용자들이 내년에 주요 트렌드가 될 수 있다며 공유한 국가별 주제들을 수집해 ‘2020 토픽과 트렌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호주에서 내년에 기(ghee), 김치 등 장(腸) 친화적인 음식이 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천연 정제 버터인 기는 인도 요리에서 자주 사용된다. 기존 버터에 들어있는 유당(락토스), 카제인 등이 기 버터에는 들어있지 않다. 유제품에 민감한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서, 버터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음식이 장에 서식하는 좋은 박테리아인 활생균(프로바이오틱스)으로 가득 차 있어서 장을 튼튼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호주가 아보카도 토스트(으깬 아보카도를 얹은 샌드위치)를 미국에 전파한 바 있다. 이번에도 미국 대중이 호주의 선례를 따라갈 수 있다”면서 “한국의 김치, 콤부차(설탕을 넣고 발효시킨 중국 전통차)는 이미 미국에 건너왔다”고 밝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통합 노화 생리학 연구소도 최근 항생제 복용 대신 이로운 미생물이 많이 들어 있는 김치와 요구르트, 케피어(kefir) 등 유산균 식품과 신선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권장했다. 이런 음식이 장내 미생물군의 건강 상태를 개선해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일염으로 절인 김치가 일반 소금에 절인 김치보다 유산균 등 건강 측면에서 더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 신공정발효연구단에 따르면 천일염으로 절인 김치는 일반 소금 김치보다 나트륨(혈압을 올리는 미네랄) 함량은 낮고, 칼륨(혈압을 조절하는 미네랄)과 칼슘(뼈 건강을 위한 미네랄) 함량은 높았다.
또 천일염 김치는 일반 소금 김치보다 장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 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서서히 줄어들고, 김치 군내의 주범인 효모의 수는 더 느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의 단단함 정도(아삭거림)도 천일염으로 담근 김치에서 더 오래 유지됐다.
한편, 페이스북 보고서는 내년에 ‘플렉시테리언’이 부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s)은 주로 채식을 하지만 이따금 고기·생선도 섭취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녀를 돌보듯 식물을 재배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식물 부모’(plant parent)도 유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내에서 재배한 식물과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이 북미에서 주요한 대화 소재의 하나가 되면서 식물 부모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들에게 좀 더 친환경적이 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 ‘자기 가꾸기’가 럭셔리와 동의어가 됐다면서 우유 목욕이 유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취미였다고도 소문난 우유 목욕은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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