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향과 친해지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초보자의 요리 도전은 의외로 쉬웠다. 어설프게 재료를 다듬고 눈 대중으로 대강 양념장을 만들어서 무쳐 볶는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니 ‘요리천재’란 말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냥 신이 났다. 좌절한 것은 ‘맛’에서다. 분명 내가 알고 있던 그 맛과 비슷한 곳까지는 왔는데 넘을 수 없는 맛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졌다. 블로그를 뒤지며 레시피를 꼼꼼히 읽었다. 일사천리였던 조리과정에서 빠진 것 단 하나. 그리고 그 하나를 채워넣는 순간 허망했던 맛의 빈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초보의 음식을 구원한 것은 다름아닌 ‘마늘’이었다.

향신료의 사전적 정의는 음식에 향기로운 맛을 더해 식욕을 돋우는 물질을 말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향신료는 마늘과 생강 등이 있겠다. 마늘 한 스푼, 생강 하나의 역할은 기대이상으로 크다. 요리가 갖고 있는 능력치를 끌어올려주고 풍미를 배가 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들 향신료다.

평범한 음식에 새로운 맛을 더하기 위해서도 향신료는 좋은 재료가 된다. 향신료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낯선 맛에 도전하고 싶다면, 매일 똑같은 밥상에 신선한 변화를 주고 싶다면 ‘낯선 향신료’를 과감히 선택해보기를 권한다. 

각종 향신료들, 가운데 페뉴그릭[출처=123rf]


▶오레가노(oregano)=매콤하고 톡 쏘는 맛이 나는 오레가노는 멕시칸, 이탈리안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향신료 중 하나다. 모 스타셰프는 오레가노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느꼈던 그 맛’이라고 설명하기도. 매콥하고 톡쏘는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레스토랑에서 먹던 피자, 파스타를 집에서 재현하고 싶다면 지나쳐선 안될 향신료 중 하나다. 토마토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토마토를 베이스로한 요리를 할 때 첨가하면 맛이 좋다. 또한 오레가노는 천연 항생제라고 불릴 정도로 기관지 관련 감염에 효과가 있다. 오레가노의 탁월한 항염작용 때문에 오레가노를 오일로 만들어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해 공기 중에 뿌리기도 한다. 

클로브[출처=123rf]

클로브(clove)=매운 맛을 내는 클로브는 열대성 정향나무의 꽃을 말린 것을 말한다. 후추, 계피 등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향신료다. 가정용 양념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한다. 향신료로 매운 맛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클로브를 넣은 파스타를 선보이기도 했다. 클로브 파우더의 경우에는 가정에서 쿠키를 구울 때 등에 주로 활용된다.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고 향을 더하는데 사용해도 좋으며 유럽에서는 피클을 만들때도 자주 사용하는 향신료다. 차를 우려내서 먹기도 하는데 클로브 차는 소화기 관련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페뉴그릭(fenugreek)=인도 카레 레시피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는 향신료다. 우리나라에서는 모유를 촉진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콩과 식물의 일종으로 카레가루 뿐만이 아니라 따뜻한 물에 우려내 ‘허브티’로도 많이 먹는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줘 당뇨관리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이 풍부하다. 

▶터메릭(turmeric)=강황의 뿌리를 건조한 후 빻아 가루로 만든 향신료로 ‘울금’이라고도 한다. 노란빛을 띄고 있어 동양의 샤프란이라고도 불린다. 인도를 대표하는 향신료로 카레의 주 재료로 쓰인다. 특유의 빛 때문에 향신료 뿐만이 아니라 염료로도 사용됐다. 약용으로도 사용됐는데, 터메릭은 위장질환이나 간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염과 살균작용을 해 동남아 지역에서는 화장수로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