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는 접시 위에 ‘새싹 공장’ 세워볼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남극의 세종기지 안에는 새싹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이 있다. 추운 기후 때문에 채소를 섭취하기 어려운 기지의 대원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가능한 새싹 채소 재배가 한국의 일반 가정에서라고 어려울 것도 없다.

요즘은 마트나 잡화점, 꽃시장, 인터넷 등에서 원하는 채소의 씨앗을 구하기도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재배기구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많이 생겨난 상태다. 간단히 집에 있는 접시 등을 이용한 재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싹을 키우는 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은 무엇을 키우느냐다. 체질과 기호에 맞춰 씨앗을 고르면 되지만, 가급적 기존에 먹어봐서 익숙한 것을 키우는 것이 좋다. 처음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여러 종을 섞어서 키우는 것보다는 한 종만 키우는 것이 권장된다. 여러 종을 섞어 키웠을 경우 종자들이 서로 간섭할 가능성이 있어 기대한 만큼의 수확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종을 혼합해서 키우기를 원한다면, 배추ㆍ양배추ㆍ케일처럼 같은 과의 채소를 묶거나 성장률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키우는 것이 좋다. 

[사진=123rf]


키울 채소의 씨앗을 샀다면 표피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한번 씻어줄 필요가 있다. 이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병원균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세척이 끝난 후에는 물에 10시간 정도 불려 씨앗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통풍과 빛, 습기보호 등이 좋은 용기를 골라 씨앗을 뿌리면 된다. 뿌릴 때는 씨앗끼리 겹치지 않도록 펼쳐놓아야 한다. 발아하기 시작할 때는 태어날 때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비닐하우스처럼 비닐로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고, 안쓰는 헝겊을 용기 바닥에 깔아줘도 좋다.

씨앗을 뿌린 뒤에는 청결 유지가 필요하다. 매일 하루에 한번쯤은 용기를 물에 푹 담갔다가 꺼내는 식으로 세척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빛과 온도도 조절해 줘야 하는데, 씨앗을 뿌린 뒤에는 주변을 어둡게 하면 성장이 빨라진다. 너무 빛이 강하면 생육에 지장을 준다. 큰 식물로 키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햇빛을 보일 필요는 없지만, 수확하기 하루 전에는 햇빛을 비춰주면 좋다. 재배온도는 2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27~28도 정도만 돼도 수확량이 크게 줄기 때문에 요즘 같은 한여름에는 유의해야 한다.

씨앗은 대체로 2~3일, 늦어도 4~5일이면 싹을 틔우는 데, 종에 따라 수확기가 다르다. 밀과 보리 종류는 보통 2~4일이면 수확이 가능하고, 브로콜리나 알팔파, 설채 등은 6~7일이 걸린다. 감기 예방과 항암 효과가 있는 마늘싹은 수확까지 2주 가량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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