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겨울의 풍경을 이야기 할 때 감자와 고구마만한 것이 있을까. 은박지에 둘둘말아서 아궁이에 집어넣고 구운 감자나 고구마를 얼굴 사방에 그을음을 묻혀가며 먹는 재미 속에는 차가운 추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감성이 있다. 맛이야 말 할 것도 없겠다. 하얗게, 노랗게 잘 구워진 감자와 고구마의 고소함, 단 맛은 아무렴 그 무엇과도 비교불가다.
줄기인 감자와 뿌리인 고구마는 다른 식물이지만 서로 친척과 같은 느낌이 분명 있다. 특히 고구마의 경우에는 감자보다 더 건강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사람들이 감자의 대체제로 선택했을 정도. 고구마보다 상대적으로 감자가 건강에 좋지 않은 방법으로 조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설(說)이 생겨났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프렌치프라이, 감자칩 등 감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 ‘불량식품’이 셀 수 없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사진출처=123rf]
하지만 감자는 억울하다. 쌀과 밀, 옥수수에 이어 인류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곡식 중 하나인 감자는 고구마 못잖게 역시 다량의 식이섬유와 비타민 등으로 가득찬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곧 단순히 고구마가 낫다, 감자가 낫다라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오류다.
감자와 고구마는 페루나 볼리비아 등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하지만 원산지만 비슷할 뿐 전혀다른 종이다. 고구마의 경우 영어 이름인 스위트 포테이토(sweet potato)에서도 알 수 있듯, 감자보다 당 함유가 높다. 중간 크기의 고구마의 경우 약 13g의 당이 들었고 감자의 경우는 2g 정도 함유돼 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량은 감자쪽이 더 높다. 마찬가지로 중간크기의 감자 하나에는 37g의 탄수화물과 약 5g정도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반면 비슷한 크기의 고구마의 탄수화물 함량은 24g, 단백질 함량은 2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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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식품 모두 칼슘, 비타민 등의 함량에 있어서도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감자와 고구마 모두 하루 칼슘 권장 섭취량의 4%정도를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C의 경우 감자에는 권장량의 35%, 고구마에는 37% 정도가 들어있다. 반면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A의 경우 고구마에는 다량 들어있지만 감자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철분의 경우에는 고구마보다 감자에 많이 들어있다. 혈압을 조절, 체내 노폐물 처리, 근육 수축과 이완등에 관여하는 칼륨 역시 고구마보다 감자에 더 많다.
이처럼 감자와 고구마는 비슷한듯 다른 맛과 영양적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낫다라는 비교보다는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 먹는 것이 옳다. 단백질과 칼륨 섭취를 원한다면 감자를, 눈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고구마를, 단 맛을 좋아한다면 고구마를 선택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