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추석이 되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송편. 매끄럽고 둥근 모양새가 풍요로운 달밤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우리는 언제부터 추석이 되면 송편을 먹게 됐을까요?
민족 대명절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의 원래 이름은 사실 ‘송병’입니다. 소나무 송(松)에 떡 병(餠)자를 따 ‘솔잎에 쪄내는 떡’이라는 의미 그대로 송병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발음하기 쉬운 ‘송편’으로 이름이 바뀌었죠.
송편은 17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1680년 한 기록을 살펴보면 “백미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로 쪄서 물에 씻어낸다”는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기록에는 “떡 속에 콩가루 소를 넣고 솔잎으로 쪄서 만드는데 이는 송병이라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송편에 얽힌 또 다른 유래도 있습니다. 백제 말기, 의자왕이 깊은 밤 ‘백제가 망한다’는 이상한 소리에 잠에서 깨 밖으로 나갔다가 도깨비 불을 발견했고, 다음 날 도깨비 불이 사라진 자리에서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거북이 등껍데기에는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다’라는 글귀가 써있었죠. 이에 의자왕이 점술가를 불러 그 의미를 묻자, 점술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백제는 꽉 찬 달이라 이제부터 기울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라 앞으로 만월이 될 것입니다” 이같은 소문이 신라로 퍼지자, 신라 사람들은 반달인 신라가 만월이 되길 염원하는 마음에 반달 모양의 송편을 만들었고, 이게 바로 추석 때 먹는 반달 송편이라는 것입니다.
송편에는 재미있는 속설도 있는데요. 예로부터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는 예쁜 딸을 낳는다고 했죠. 또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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